[딥시크 쇼크] 'AI 양산의 시계'가 빨라진다…저변 확대에 베팅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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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저비용과 고성능을 동시에 갖춘 중국 인공지능(AI) 딥시크의 등장을 계기로 AI 기술의 보급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딥시크를 통해 고성능의 AI가 저성능의 반도체에서도 구동되는 게 확인된 만큼 고가의 AI 연산용 반도체 시장이 양산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봤다. 이른바 '볼륨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반도체 제조장비 분야에서 투자 기회가 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아울러 소프트웨어 분야도 왕성한 성장이 기대돼 투자처로 지목됐다. 저비용화가 확산하면 관련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그리고 더 정교하게 자사 제품에 AI 기능을 통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저비용화는 소프트웨어 기업의 가격 인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종전까지 비용 문제로 기능 도입을 주저하던 기업의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진다.
1. 제조 장비
JP모간은 AI 연산용 반도체 시장의 볼륨 성장에 따라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으로 유럽의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를 꼽았다. 네덜란드 반도체 노광장비 업체인 ASML(유로넥스트암스테르담: 종목코드 동일), 네덜란드 증착장비 회사 ASMI(유로넥스트암스테르담: ASM), 스위스 진공밸브 업체 VAT(스위스증권거래소: VACN) 등이 그 대상이다. 3개 기업 모두 미국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되지만 나스닥거래소에 직접 상장한 ASML을 제외하고 거래처가 모두 장외다.
ASML은 노광장비 시장을 독점하는 회사다. 또 ASMI는 원자층 증착 장비 시장의 55%를, VAT는 진공 밸브 시장의 75%를 차지 중이다. 노광 장비는 특수한 빛을 통해 반도체 칩에 회로 패턴을 새기는 설비이고, 원자층 증착 장비는 트랜지스터의 절연막과 전극을 원자 단위로 증착하는 설비다. 진공밸브는 웨이퍼에 회로를 구현하는 공정 중 진공 챔버와 진공 펌프를 연결하는 핵심 부품이다.
JP모간이 관련주를 수혜주로 지목한 것은 3사 모두 TSMC나 삼성전자, 글로벌파운드리스 등 주요 반도체 파운드리(수탁 제조) 업체가 고객사인 점을 배경에 두고 있다. 저비용 AI 모델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 소비자 기기로까지 확산하면 관련 기업들의 반도체 생산량도 대폭 늘어나 3사가 공급하는 제조장비 수요도 따라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 것이다.
또 유럽 장비기업을 지목한 것은 이들이 시스템 반도체 제조의 전공정에서 전문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장비 업체는 고성능 메모리 공정에, 일본 업체는 후공정 장비에 특화된 특징을 보인다. AI 연산용 반도체는 로직 반도체 공정을 통해 제조되는 시스템 반도체에 속하는 만큼 AI 시장 보급 가속화에 의한 수혜가 유럽 장비 업체들에 집중될 것으로 본 것이다.
JP모간의 산데스 데쉬판데와 안찰 사후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종전까지 데이터센터 중심의 AI 성장은 대규모 반도체 사이클을 이끌 만한 물량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저사양 노트북과 스마트폰에서 구동 가능한 딥시크ㅍㅁ의 AI 어시스턴트가 소비자 시장에서 성공한다면 기업용 AI 칩 성장이 둔화해도 반도체 장비 업계에는 매우 긍정적인 시나리오"라고 했다.
2. 소프트웨어
주목할 소프트웨어 업체로는 미국의 세일즈포스(CRM)와 서비스나우(NOW), 허브스팟(HUBS)이 거론됐다. BMO캐피털마켓츠가 추천했다. 세일즈포스는 클라우드 구동형 CRM(고객관계관리) 플랫폼을 판매하고 서비스나우는 디지털 워크플로우 자동화 플랫폼을 제공한다. 허브스팟은 중소기업용 마케팅·영업·고객 서비스 플랫폼을 판매하는 회사다. 모두 자사의 플랫폼에 AI 기능을 접목하고 있다.
딥시크의 추론 특화형 모델인 'r1'의 경우 오픈AI의 같은 모델인 'o1' 대비 10분의 1 미만의 비용으로 유사한 성능을 낸다고 한다. 이처럼 저비용·고성능 모델의 확산은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비용 절감 효과를 내고 더 경쟁력 있는 가격을 통해 더 많은 기업이 AI 기능을 채택하도록 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점유율 확대와 관련해서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허브스팟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②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