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연준 금리 동결 속 일제히 하락…엔비디아 4%↓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29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하 행보를 멈추면서 투자 심리는 가라앉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6.83포인트(0.31%) 내린 4만4713.52에 마감했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8.39포인트(0.47%) 하락한 6039.31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01.26포인트(0.51%) 밀린 1만9632.32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은 이날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에 주목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금융시장의 예상대로 현행 4.25~4.50%로 동결했다. 이로써 연준은 지난해 9월을 포함해 3번의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총 1.00%포인트(%p) 인하한 후 금리 인하 행보를 일단 중단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최근 금리 인하를 압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접촉이 없었다면서 연준이 이전처럼 물가안정과 완전 고용 목표 달성을 위해 정책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향후 정책 변경과 관련해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로 향하는 실질적인 진전이나 고용시장의 일부 약화를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책 성명 발표 직후 낙폭을 늘렸던 뉴욕증시의 주요 주가지수는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면서 낙폭을 상당 부분 되돌렸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 [사진=블룸버그] |
연준의 금리 인하 행보 중단 속에서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오후 3시 기준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0.6bp(1bp=0.01%p) 상승한 4.554%를 기록했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은 2.2bp 오른 4.226%를 가리켰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롱보 애셋 매니지먼트의 제이크 달러하이드 최고경영자(CEO)는 "파월 의장은 시장을 진정시키는 데 뛰어난 역할을 했다"며 "강력한 경제는 연준에 더 많은 여지를 준다"고 했다.
글로벌 X의 스콧 헬프스타인 투자 전략 책임자는 "연준이 금리 인하 기대를 후퇴시킨 12월 회의 이후 시장에 나타난 불꽃놀이 이후 이것은 시장이 괜찮다고 받아들일 만한 중립적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기술주는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27일 17% 급락하며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가총액 증발 기록을 세운 엔비디아는 전날 반등했다가 이날 다시 4.03% 내렸다. 브로드컴은 0.49% 하락했다.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테슬라는 2.26% 내렸으며 마이크로소프트도 1.09% 하락 마감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정부가 엔비디아의 저사양 반도체 H20을 대중 수출 제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은 지난해 4분기 순 예약 급증을 발표하며 4.29% 상승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관련 불확실성도 시장 분위기를 압박했다. 이날 상원 인준 청문회에 나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내달 1일 개시될 관세 부과와 관련해 멕시코와 캐나다가 미국으로 들어오는 펜타닐 문제 해결에 나서면 이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더 높은 관세율을 적용할 것으로 예고하기도 했다.
기타 특징주를 보면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그룹(TMTG)의 주가는 6.76% 급등했다. 이날 가상자산과 상장지수펀드(ETF) 등 금융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다고 밝힌 게 호재가 됐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1.46% 상승한 16.81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