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또 누구 소행일까… 발트해 해저케이블 또 끊어졌다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북유럽 스웨덴과 라트비아를 잇는 발트해 해저 광섬유 케이블이 또 절단됐다. 불과 3개월 사이에 발생한 발트해 해저 광케이블 절단은 3건에 달했다.
발트해 주변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이 같은 해저 광케이블 절단 사건이 유럽 지역의 혼란을 노리는 적대세력의 사보타주(sabotage·파괴행위)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웨덴 스톡홀름과 라트비아 해안도시 벤츠필스를 잇는 '스웨덴-라트비아 케이블'이 전날 오전 심각하게 손상됐다.
손상 지점은 스웨덴 고틀란드 섬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으로 알려졌다.
26일 오전(현지시간) 발트해 해저 광케이블이 절단된 지점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에비카 실리냐 라트비아 총리는 "스웨덴-라트비아 케이블이 심각하게 손상되었다"면서 "외부의 힘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도 "최소한 하나의 데이터 케이블이 손상되었으며 라트비아, 나토와 함께 (진상 파악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직후 스웨덴 검찰은 수사에 착수했으며, 인근 수역에서 몰타 국적의 화물선 베즈헨호를 나포해 스웨덴 해역으로 끌고 갔다. 이 배는 현재 스웨덴 남부 칼스크로나 해군기지 바깥 수역에 정박해 있다.
이 배가 어느 항구에서 출항했고, 어디로 가는 것인지 또 어떤 화물을 싣고 있었으며 어떤 방법으로 해저 케이블을 절단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라트비아 해군도 정찰선은 인근 해역에 급파해 선박을 검문하고 다른 선박 2척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일련의 광케이블 절단 사건은 발트3국이 작년 2월부터 옛 소련 전력망에서 떨어져 나와 서구 유럽의 전력망에 통합하는 작업을 벌이는 와중에 발생했다"면서 "일부 국가는 앞으로도 이와 같은 절단 사건이 계속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트3국은 옛 소련의 지배를 받다가 1991년 독립했고 이후 나토와 유럽연합(EU)에 가입했다. 이들은 유럽 전력망에 통합되는 것을 유럽으로의 최종 통합으로 보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한편 발트해 해저에 깔린 각종 광케이블과 파이프라인 절단은 지난 2023년 10월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중국의 컨테이너선 '뉴뉴폴라베어(Newnew Polar Bear)'가 닻을 내린 상태에서 운항해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를 잇는 해저 가스관과 케이블을 파손했다.
이어 작년 11월에는 핀란드∼독일, 리투아니아∼스웨덴 고틀란드섬을 연결하는 케이블이 절단됐고, 12월에는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사이 발트해 해저케이블을 훼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