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지멘스에너지, '스타게이트 훈풍' 가성비 좋게 탄다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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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멘스에너지, '스타게이트 훈풍' 가성비 좋게 탄다①>에서 이어짐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이미 지멘스에너지의 수주잔액은 대폭 불어난 상태다. 2024회계연도 4분기(작년 7~9월) 말 수주잔액은 1230억유로로 창립 이래 최대를 경신했다. 아울러 4분기 신규 수주액은 150억유로로 전년동기 대비 42% 늘었다. 가스서비스와 그리드테크놀로지에서의 대형 수주에서 비롯된 결과다. 이에 따라 회사의 북투빌 비율(특정 기간의 신규 주문액을 매출액으로 나눈 값)은 1.54를 기록했다. 4분기 매출액의 1.54배에 해당하는 신규 일감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3. 생산능력 '선점' 경쟁도
앞서 지멘스에너지의 조 케저 감독이사회 의장은 고객사가 생산능력을 예약하기 위해 선지급을 제안하는 전례 없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고객사가 미리 지멘스에너지의 생산라인과 설비용량을 선점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는 얘기다. 통상 기업은 구체적인 발주 계획이 확정된 뒤 주문을 하지만 현재는 발주 계획이 확정되기도 전에 미리 가스터빈이나 전력설비 등의 생산능력을 선점하려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이런 현상이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확장으로 발생했다고 했다.
이미 수주잔액이 대폭 늘어난 상태에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개시는 성장률을 크게 끌어올 잠재력을 지닌다. 현재 코이핀이 집계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는 향후 수년에 걸쳐 연간 매출액이 매년 한 자릿수 후반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상정돼 있는데 차후 두 자릿수로 상향되는 등 실적 전망이 긍정적으로 재평가될 여지가 있다. 현재 20%인 미국 매출 비중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 현재 2025회계연도 연간 매출액의 경우 376억6000만유로로 9%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지멘스에너지는 미국에서 가스서비스와 그리드테크놀로지 사업부의 제품과 관련된 대규모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구축한 이 대규모 제조단지는 가스·증기터빈·발전기 등 핵심 설비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작년에는 이곳에 대형 변압기 생산시설(2026년 초부터 가동 예정)을 추가하려고 약 1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런 조치 덕분에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조처의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 밸류, GE버노바 절반
지멘스에너지와 취급 제품이 겹치는 미국 기업이 여럿 있는데도 월가에서 강세론이 나오는 것은 밸류에이션이 비교적 저렴해서다. 비교 대상이 되는 미국 기업에는 가스터빈·변압기·고압직류송전 시스템 등을 취급하는 GE버노바(GEV), 배전 장비를 판매하는 버티브홀딩스(VRT)가 있다. 관련 기업 모두 올해가 시작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연초 이후 30%가 넘는 주가 상승률(지멘스에너지 17%)을 보인다.
통상 전력설비 기업과 같이 대규모 생산시설을 보유한 업체들의 이익은 감가상각비에 큰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밸류에이션을 비교할 때 PER(주가수익배율)과 같은 순이익 기준의 지표보다 감가상각비의 영향을 빼고 볼 수 있는 EBITDA(영업이익에다가 감가상각비를 더한 값)를 활용한 지표를 쓴다. 대표적인 것이 기업가치(=시가총액+총부채-현금 및 현금성자산)를 EBITDA로 나눈 EV/EBITDA다.
현재 지멘스에너지의 EV/EBITDA(포워드; 결산 미발표 향후 4개 분기 컨센서스 누계분 기준)는 16.3배로 2020년 9월 28일 상장 이후 평균값 추정치 약 11배를 크게 웃돈다. 다만 GE버노바와 버티브의 각각 36배, 31배는 크게 밑돈다. 당장 GE버노바의 연간 매출액 증가율 컨센서스는 지멘스에너지와 비슷하고 버티브는 소폭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지멘스에너지의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이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당장 지멘스에너지의 EV/EBITDA가 20배로만 올라서도 주가는 단순 계산상 72.15유로로 현재가보다 23% 높은 수준이 된다. 25배로 올라서면 현재가보다 53% 높은 90.18유로가 된다. 골드만삭스의 아제이 파텔과 알베르토 간돌피 애널리스트는 지멘스에너지에 대해 "EV/EBITDA가 당사의 2027년 예상 EBITDA 기준으로 10배로 GE버노바 22배 대비 절반 수준으로 저평가돼 있다"며 "풍력발전 사업의 안정화가 기대되고 수익성 회복이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