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 역대 최고치에 맞먹는 수준까지 치솟으며 장 마감 … 올 들어 4% 상승, 미 S&P 지수 앞질러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22일(현지시간) 범유럽 벤치마크 지수인 STOXX 600 지수가 역대 최고치와 거의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다만 주요국들의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주요국 중에서 독일이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며 범유럽 지수의 상승을 주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전 발언과 달리 강도높은 무역·관세 공격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이자 수출국인 독일이 상대적인 혜택을 누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2.06포인트(0.39%) 오른 528.04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작년 9월 27일 기록한 최고치 528.08에 맞먹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차이는 불과 0.04포인트에 불과하다. 오후 1시15분에는 530.45까지 오르기도 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212.27포인트(1.01%) 상승한 2만1254.27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66.45포인트(0.86%) 오른 7837.40로 장을 마쳤다.
반면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3.16포인트(0.04%) 내린 8545.13으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205.10포인트(0.57%) 떨어진 3만5854.07에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44.70포인트(0.37%) 내린 1만1882.70으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유럽 증시는 올 들어 미국 증시를 능가하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범유럽 지수는 작년 말 종가 507.62보다 20.42포인트가 올라 4.02%가 뛰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의 S&P 지수의 상승률 3.6% 보다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은 "유럽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선언에도 동요하지 않고 테크와 산업 섹터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튿날인 21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펜타닐을 보낸다는 사실에 근거해 관세 10%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관세 부과 시점은 "아마도 2월 1일"이라고 말했다.
또 멕시코에 대해서는 25% 관세를 논의 중이라고 했다.
하그리브스 랜즈다운의 자금 및 시장 책임자인 수잔나 스트리터는 "유럽 증시에서 새로운 (투자) 열정이 감지되고 있다"면서 "유럽은 불확실한 세계와 예측할 수 없는 트럼프 행정부 시대에 더 많은 회복탄력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은 유럽 전역의 일부 주식에서 가치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것이 거의 확실해지면서 시장에 훈풍을 더 불어넣는 모양새였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금리 결정과 관련된) 방향은 매우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보게 될 (금리 인하) 속도는 데이터에 달려 있지만 지금 이 순간 맘 속에 떠오르는 건 점진적인 (인하) 움직임이 확실하게 있을 것이란 점"이라고 말했다.
한때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국채 수익률도 최근 하락세로 돌아선 상태다.
주요 섹터 중에선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기술주가 1.3% 상승하면서 전체적인 오름세를 이끌었다.
특징주로는 독일 스포츠웨어 브랜드 아디다스가 지난 4분기 예상을 웃도는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6.04% 급등했다.
세계 최대 재보험사인 뮌헨리는 향후 몇 년 동안 60억 유로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 발표와 함께 4.1% 상승했고, 지멘스에너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인공지능(AI) 인프라에 최대 5000억 달러의 민간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수혜주로 부각돼 6.5%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