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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힘?… 영국 정부, 미성년자 '그루밍' 성착취 사건 전면 재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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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영국 정부가 2000년대 전후 중부 지방 곳곳에서 발생한 미성년자 집단 성착취·학대 사건에 대해 재조사를 결정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16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이 사건은 올 들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키어 스타머 총리 등 현 영국 노동당 정부가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한다며 대대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국제적 이슈로 떠올랐다.

스타머 총리 등은 머스크가 근거 없는 가짜뉴스를 퍼뜨린다며 반박했지만 결국 들끓는 국내 여론에 밀려 재조사를 결정하는 모양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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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트 쿠퍼 영국 내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중부 지역 도시에서 발생한 미성년자 '그루밍' 성착취 사건에 대한 재조사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베트 쿠퍼 영국 내무장관은 이날 영국 중부 지방 곳곳에서 발생했던 '그루밍 갱단'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쿠퍼 장관은 "올덤과 향후 추가로 지정될 4곳 등 총 5개 지역에 대해 루이즈 케이시 상원의원이 3개월 동안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갱단과 피해자들의 인구학적 조사와 범죄의 배후에 깔린 사회·문화적 배경 등을 모두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재조사는 전국적인 차원에서 실시되는 것은 아니고, 일부 도시에 대한 지역 차원의 조사라고 정부 관계자는 밝혔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엑스에 "적절한 조사가 되기를 바란다"며 "(재조사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전체적인 진실은 끔찍하다"고 덧붙였다.

그루밍 갱단 사건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까지 로치에일과 로더럼, 올덤, 텔포드, 옥스포드 등 영국 중부 지역 도시들에서 발생한 미성년자 성착취 범죄 사건이다. 

대부분 파키스탄계로 구성된 갱단이 그루밍 수법으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백인 소녀들을 집단적으로 성폭행하고 학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대 들어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여러 건의 수사와 기소, 재판이 이어졌다. 하지만 밝혀진 범죄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아동 전문가 알렉시스 제이 스트래스클라이드대 교수가 이끈 독립조사위원회는 지난 2014년 보고서에서 로더럼 지역에서만 1997~2013년 1400여명의 피해자가 성착취를 당했다고 말했다.

그루밍 갱단 사건은 올들어 영국 국내 뿐 아니라 국제적인 이슈로 급부상했다.

지난 1일 우익 성향의 케이블 GB뉴스가 작년 10월 내무부가 중앙정부 차원의 조사를 원하는 올덤 의회의 요구를 거부하고 지역 주도 조사를 지지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보도했고, 곧바로 머스크가 이 보도를 엑스에 공유하면서 본격적인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머스크는 스타머 총리를 비롯한 노동당 정부에 대해 집중포화를 쏟아부었다.

머스크는 노동당 정부가 사건을 은폐하려 한다며 제스 필립스 내무부 여성안전 담당 부장관을 '강간 학살 옹호자'라고 했고, 스타머 총리에 대해선 '공범'이라고 비난했다. 스타머 총리는 당시 당시 왕립검찰청(CPS) 청장이었다.

이에 대해 스타머 총리는 지난 6일 머스크에 대해 "거짓과 잘못된 정보를 퍼뜨린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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