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경제심리 위축에 경기 하방압력 증가"…경제 진단 '낙관 표현' 사라져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정부가 최근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경제심리가 위축되며 고용이 둔화되고 경기 하방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10~12월에 경제 상황을 평가했을 당시에는 매달 '물가 안정세가 확대·유지되고 있다' 등의 표현을 사용했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이런 낙관적인 지표 해석을 일절 포함하지 않았다.

◆ 한국 경제 위기감 고조…'내수 회복 조짐' 등 낙관론 사라져

기획재정부는 17일 발간한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 1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등으로 고용이 둔화되고 경기 하방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동향 진단에 따르면 우리 경제에는 갈수록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그린북 10월호에서는 '물가 안정세 확대'와 '경기회복 흐름 지속',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 등의 긍정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그린북 11월호에서도 '물가 안정세 확대'와 '완만한 경기 회복세' 등의 평가를 이어갔다. 다만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 존재'라는 우려스러운 지점도 언급했다.

이어 그린북 12월호부터는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해석하는 표현들이 사라졌다. 12월호에서는 '물가 안정세 유지'라는 평가가 담겼으나 경기회복 흐름과 내수 회복 조짐 등의 내용은 제외됐다. 대신 '가계·기업 경제심리 위축 등 하방위험 증가 우려'라는 위험요소가 추가됐다.

이번 그린북 1월호에는 희망적인 표현들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직전 동향 발표와 마찬가지로 '경제심리 위축 등 경기 하방압력 증가'라는 표현과 더불어 '여전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통상환경 변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 증대' 등의 우려 사안들만 언급됐다.

◆ 경제 지표 일제히 '마이너스'…산업 활동·고용시장·소비자심리 '한파'

주요 경제 지표들은 대부분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황이다. 산업활동동향 지표 중 전산업 생산은 전월과 비교해 0.4%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0.7%)과 서비스업 생산(-0.2%), 건설업 생산(-0.2%) 등에서 모두 감소한 결과다.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4% 증가했으나 설비투자(-1.6%)와 건설투자(-0.2%) 등은 모두 감소로 전환했다. 특히 이 중 건설투자는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12.9% 수준으로 크게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지난해 12월 기준 88.4로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뜻하는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전월과 비교하면 12.3포인트(p) 크게 하락했다.

고용시장에도 한파가 불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취업자 수는 2804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5만2000명 감소했다. 취업자 수가 감소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21년 2월 이후 46개월 만이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1.4%로 전년 동월 대비 0.3%p 하락했다.

반면 같은 달 실업자는 111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7만1000명 늘었다. 이는 12월 기준으로 지난 2020년 이후 4년 만의 최대 기록이다. 실업률은 3.8%로 전년 동월 대비 0.5%p 상승했다.

물가는 1%대의 안정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12월 기준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폭 확대와 석유류 가격 상승 전환 등의 여파로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했다. 물가의 기조적인 추세를 보여주는 근원물가 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1.8% 상승하며 안정 흐름을 이어갔다.

수출은 호실적을 유지했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6.6% 증가한 613억7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연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일평균 수출은 26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3% 늘었다. 품목별로는 15대 주력 품목 중에서 7개 품목이, 지역별로는 9대 주요 시장 중에서 8개 지역이 플러스를 달성하는 등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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