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대항마 '블루오리진', 뉴글렌 발사 성공...1단 회수는 실패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우주 기업 '블루 오리진'이 개발한 대형 로켓 '뉴 글렌'(New Glenn)이 16일(현지시간) 첫 발사에 성공했다. 뉴 글렌의 이번 성공으로 발사체 시장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독주 체제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뉴 글렌은 이날 미 동부 시간으로 오전 2시 3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를 떠나 발사 약 4분 뒤 로켓 1단과 2단을 무사히 분리했다. 약 15분 뒤인 오전 2시 18분쯤에는 뉴 글렌의 2단이 성공적으로 궤도에 진입했다.
다만 대서양에 설치된 해상 바지선 '재클린'(Jacklyn)에 착륙시켜 재활용할 계획이었던 1단 발사체는 파괴돼 회수에 실패했다. 뉴 글렌 로켓 2단 중 1단은 25회 재사용이 가능하다.
[서울=뉴스핌] 16일 첫 발사에 성공한 블루오리진의 대형 로켓 '뉴 글렌', 자료=블루오리진 유튜브 채널, [email protected] |
궤도에 무사히 진입한 2단 로켓 부분은 블루 오리진이 자체 개발한 궤도 운반선 '블루링 패스파인더'를 싣고 6시간 동안 궤도를 돌며 통신 기능 등을 점검하게 된다. 블루링은 지구와 달, 화성 궤도까지 물류를 운반할 우주선이다.
뉴 글렌은 당초 10일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날씨와 시스템 문제 등으로 세 차례 연기된 끝에 이날 시험 비행에 들어갔다.
이번 발사는 블루 오리진이 우주 로켓 시장에 본격 진입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제프 베이조스가 2000년 창업한 블루 오리진은 지금까지는 우주 관광을 위한 소형 로켓 '뉴셰퍼드'를 운영해왔다.
재활용을 위한 1단 발사체 회수에는 실패했지만, 업계에서는 추가 발사를 통해 재사용까지 성공하면 스페이스X가 독식하고 있는 민간 발사체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머스크도 뉴 글렌의 발사 성공 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첫 번째 시도에서 궤도 진입에 성공한 것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뉴 글렌은 블루 오리진이 지난 2012년 개발을 시작해 2016년 공식 발표한 발사체로 높이 98m, 지름 7m의 2단 로켓이다. 길이가 70m인 스페이스X의 주력 재사용 발사체 '팰컨9'보다 크다. 운송 중량도 뉴 글렌이 45톤으로 팰컨9(23톤)의 두 배에 달한다.
재사용 발사체 분야는 스페이스X가 그간 독점하고 있어 이번 블루 오리진의 뉴 글렌 발사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블루 오리진은 다음 발사를 통해 재사용 발사체 상용화를 위한 도전을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