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경제, 작년 -0.2% 역성장… 20여년 만에 2년 연속 마이너스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독일 경제가 작년 0.2%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2023년 -0.3%에 이어 2년 연속 역성장이다. 독일 경제성장률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2∼2003년 이후 21년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당선인이 백악관에 복귀하는 상황에서 유럽 최대 경제 경제대국인 독일이 경제적으로 위축된 모습을 보이면서 유럽의 앞날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독일 통계청은 15일(현지시간) "2024년 국내총생산(GDP)이 전년에 비해 0.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독일 GDP 성장률은 코로나 팬데믹 초기인 2020년 -4.1%를 기록했다가 이듬해 3.7%로 올랐지만 2022년 1.4%로 내려앉은 뒤 하향세를 지속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금융 지구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루스 브란트 통계청장은 "주기적, 구조적 압박이 작년 독일 경제 발전을 가로막았다"면서 "주요 판매 시장에서의 경쟁 증가, 높은 에너지 비용, 높은 이자율, 불확실한 경제 전망 등의 배경을 바탕으로 독일 경제가 다시 한 번 위축됐다"고 말했다.
주요 부문 중에서 건설업(-3.8%)과 제조업(-3.0%)에서 가장 뚜렷한 침체 양상을 보였다. 서비스(0.8%)와 정보·통신(2.5%), 공공 부문(1.6%)은 2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정부 지출은 2.6% 늘어났지만 민간 소비 지출은 0.3% 증가에 그쳤다. 수출은 전년 대비 0.8% 감소했다.
통계청은 "기계 및 장비 제조, 자동차 산업과 같은 핵심 부문은 생산이 현저히 감소했다"면서 "화학 및 금속 가공 산업을 포함한 에너지 집약적 산업 분야에서 생산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됐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의 재정적자는 2023년보다 55억유로(8조2000억원) 늘어난 1130억유로(169조9000억원)로 집계됐다. GDP 대비 2.6% 수준으로 유럽연합(EU) 기준치 3.0%보다 적다.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2018년부터 계속된 산업생산 감소 추세가 지난해도 계속됐다"며 "독일이 더 이상 예전처럼 국제무역 성장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경제는 올해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0.2%, 민간 연구소들은 0.3∼0.4%로 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해 4분기 독일의 GDP는 0.1% 감소했는데, 이는 독일 경제가 조만간 회복될 조짐이 거의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LBBW의 이코노미스트인 옌스-올리버 니클라쉬는 "트럼프가 광범위한 무역 관세 부과를 공언하고 있는 만큼 독일의 수출 기회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