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유가] 공급 과잉 전망에 유가 1% 넘게 하락...금은 약달러에 소폭 상승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글로벌 원유 공급 과잉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 속에 국제 유가가 14일(현지시간) 하락했다. 다만 러시아 석유 수출 관련 제재 여파가 지속되며 낙폭은 제한됐다. 또 국제 금값은 달러 후퇴 덕분에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물은 전장보다 배럴당 1.32달러(1.67%) 내린 77.50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3월물은 1.09달러(1.35%) 하락한 79.92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첫 예측 보고서에서 글로벌 석유 시장이 내년 하루 평균 80만 배럴(bpd)의 잉여 공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는 올해 잉여 공급량 예상치인 일일 30만 배럴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EIA는 지난 달 보고서에서는 올해 소규모 공급 부족을 예측한 바 있지만 이번에는 공급 과잉을 전망한 것이다.
보고서는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원유 소비는 내년 중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비OPEC 국가들의 생산량은 올해와 내년 모두 증가함에 따라 공급 과잉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러시아의 주요 유조선 그룹인 소브콤플롯(Sovcomflot) 소속의 원유 유조선 SCF Surgut가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IA는 미국의 석유 수요는 2025년과 2026년 동안 하루 2050만 배럴로 유지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미국의 올해 석유 생산량은 종전 전망치인 하루 1352만 배럴보다 많은 1355만 배럴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CBS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 및 인질 석방을 위한 초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보도한 점도 유가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애널리스트들은 미 정부가 러시아 석유 산업에 대해 강력한 제재에 나선 데 따른 가격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봤지만, 현물 시장에서의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ING 애널리스트들은 새 제재가 올해 예측된 하루 70만 배럴의 잉여 공급을 모두 없앨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지만, 러시아와 구매자들이 제재를 피할 방법을 찾으면서 가격 충격은 더 적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값은 달러화 후퇴 덕분에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2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0.1% 오른 2682.30달러를 기록했다. 금 현물은 장중 0.3% 상승한 2671.27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공개된 미국의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한 달 전에 비해 0.2% 올랐고, 전년 대비로는 3.3%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월 대비 0.4% 오를 것이라는 시장 전망을 밑도는 결과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도 전월 대비 보합(0.0%), 전년 대비로는 3.5% 올라 예상치(0.3%, 3.8% 증가)를 모두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소 줄며 시장의 금리 인하 전망도 재조정됐다. 전날만 하더라도 올해 첫 금리 인하 시점을 9월로 잡던 시장은 이날 인하 시기를 7월로 앞당겼다.
금리 인하 기대가 다소 되살아나면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장중 0.6% 밀리며 금 가격을 지지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금리 인하 전망을 점치기 위해 15일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대기 중으로, 로이터 조사에서는 12월 CPI가 전년 대비 2.9% 올라 11월 기록한 2.7%보다 상승세가 가팔라졌을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