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시, 매도세 줄고 미 금리 인하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 에르메스·냇웨스트↑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26일(현지 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전 세계적으로 광풍처럼 몰아쳤던 매도세가 수그러든 가운데 투자자들이 미국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낙관적으로 반응하면서 시장이 안정세를 찾았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 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4.20포인트(0.83%) 오른 512.83에 장을 마쳤다. 이날 상승세에 힘입어 범유럽 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약 0.5% 올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18.83포인트(0.65%) 뛴 1만8417.55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90.66포인트(1.22%) 상승한 7517.68로 장을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도 99.36포인트(1.21%) 오른 8285.71에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유럽 시장에선 거의 모든 섹터들이 상승하며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건설·자재 섹터가 1.7% 오르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올리는 선봉에 섰다. 프랑스의 대형 건설사 빈치는 상반기 매출 성장과 이익 확대가 긍정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날 주가가 3.45% 올랐다. 일주일 전 글로벌 인터넷 대란 이후 줄곧 침체된 분위기였던 여행·레저 업종도 이날은 1.6% 오르면서 어깨를 폈다.
명품 업계도 몇몇 주요 업체들이 희소식과 함께 상승 곡선을 그렸다.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밴은 최고경영자(CEO)인 프란체스코 밀레리가 이날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 측이 우리 회사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고 나에게 얘기했다"고 공개한 뒤 7.4% 급등했다. 또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2분기 매출이 예상을 넘어섰다는 뉴스와 함께 3.4% 상승했다. 블룸버그는 "버킨백을 만드는 명품업체가 가장 부유한 고객들에 대한 의존성 때문에 경쟁업체보다 사치품 수요 침체를 잘 견뎌냈다"고 평가했다. 에르메스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두 자릿수 이상 매출이 늘었다. 유럽의 10대 명품 업체로 구성된 지수는 이날 2.9%가 올라 일일 기준 6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은행 섹터에서는 영국의 냇웨스트가 메트로 은행에서 24억 파운드에 달하는 모기지 사업을 인수하고 올해 실적 전망도 상향 조정한다고 밝힌 후 7% 상승했다.
한편, 미국에서 불어온 희소식도 유럽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이날 미 상무부는 6월 개인소비자지출(PCE) 물가지수가 한 달 전보다 0.1%, 전년 대비 2.5% 올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에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물가 통계 소식에 글로벌 시장이 미래에 대해 낙관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