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유가] 러시아·우크라 전쟁 격화에 금·유가 동반 상승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이 계속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 21일(현지시간) 금 가격과 국제 유가가 모두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0.9% 상승한 2674.90달러에 마감됐다. 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22일 오전 3시 48분 기준 0.8% 오른 2679.49달러를 기록하며 닷새 연속 올랐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러시아가 2022년 2월 개전 이래 처음으로 우크라이나를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중동부 도시인 드니프로에 있는 기업 및 중요 인프라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는데, 통신은 아직 구체적인 정보가 확인되지는 않았다면서도 "해당 미사일의 사거리가 수천 ㎞에 달하고 핵 및 재래식 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록히드마틴사 제조의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사진=록히드마틴 홈페이지] |
뒤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군사 시설에 고속 중거리 탄도 미사일 공격을 실시했다고 밝혔고, 서방을 향해 러시아에 대해 무기가 사용된 국가의 군사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서방이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를 공격하는 것을 허용한 조치가 전쟁을 격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이릿지 퓨처스 금속 거래 책임자 데이비드 미거는 "지난 며칠 간은 금 시장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긴장 고조라는 중요한 지정학 변수가 중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은 지난해 10월에도 중동발 긴장이 고조되면서 안전 자산으로 몰려들어 금 가격이 역대 최고치로 치솟은 바 있는데,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그러한 촉매제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전날 발표된 엔비디아의 실적이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 실패하면서 주식 시장이 후퇴한 점도 귀금속으로의 자금 유입을 부분적으로 부추겼다는 설명이다.
킷코닷컴의 짐 위코프 애널리스트는 "강세론자들은 금 가격이 2700달러라는 강력한 저항선을 넘어 마감하는 것을 상방 목표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격화가 원유 공급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며 2% 가까이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배럴당 1.35달러(2%) 오른 70.10달러에 마감됐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월물은 1.42달러(1.95%) 상승한 74.23달러를 기록했다.
SEB의 상품 애널리스트 올레 할바이는 "원유 시장이 우크라이나 전쟁 격화에 대한 우려로 초점을 옮겼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원유 수출국이기 때문에, 주요 공급 차질은 글로벌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ING 애널리스트들도 메모에서 "원유 시장에서의 위험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에너지 인프라를 표적으로 삼을 경우이며, 또 다른 위험은 이러한 공격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라고 짚었다.
한편 에너지정보청(EIA) 자료에 따르면 11월 15일로 끝난 한 주 동안 미국의 원유 재고는 54만 5000배럴 증가한 4억 3300만 배럴을 기록하며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을 초과했다. 휘발유 재고는 지난주 예상보다 큰 증가를 보였으며, 증류유 재고는 예상보다 큰 감소를 기록했다.
이날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하며 이를 더 천천히 시행할 가능성에 열려 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예상보다 느린 금리 인하는 차입 비용을 높게 유지해 경제 활동을 둔화시키고 원유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