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연기에 中 "美의 연막작전, 최종 목표는 중국 포위"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미국 현지 시간) 중국에 대한 관세를 125%로 올리면서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게는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했다. 이로써 미국은 중국에만 125%라는 관세 폭탄을 안긴 셈이 되었다.
이 소식은 9일 밤 중국에 전해졌으며, 밤새 인터넷 매체들과 블로거들은 충격적이라며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목적은 '중국 포위'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 정부의 공식 반응이나 관영 매체의 보도가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SNS 상에서는 격한 반응들이 주를 이뤘다.
중국의 한 시사 분석가는 "미국의 전 세계 국가에 대한 상호 관세 발효는 연막 작전이었으며, 결국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중국을 포위·섬멸하겠다는 의도였다"고 평가했다. 이 분석가는 미국이 향후 개별 국가들과의 협상을 통해 미국의 대중국 포위에 동참하거나 협력할 것을 압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대중 관세가 125%로 높아지면 중국의 대미 수출은 30~50% 급감할 것이며, 미국의 주요 대중국 수출품인 대두와 항공기 주문 역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미·중 양국의 공급망이 단절되면서 양국 업체들은 부품 가격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안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중국산 일용품의 미국 가격이 두 배로 오르면서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제재 수단을 거의 다 소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다른 분석가는 "미국의 카드는 거의 다 공개된 만큼, 중국이 더 우려할 것은 없다"고 강경한 반응을 드러냈다.
중국의 한 블로거는 "미국은 최대한의 압박을 통해 중국의 양보를 얻어내려 했지만, 중국 정부가 '마지막 순간까지 맞선다'라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는 만큼, 중국이 쉽게 양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관영 매체인 CCTV의 평론 계정인 위위안탄톈(玉淵譚天)은 "중국은 미국과의 관세 분쟁을 오래전부터 대비해왔으며, 중국 경제는 강한 회복성을 지니고 있다"며 "중국은 충분한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지난 8년간 미국의 압박을 받아왔으며, 미·중 관계는 난관을 겪어왔다"며 "중국의 발전 의지는 확고하며, 더 나은 삶에 대한 열망은 확고하다"며 중국의 결연한 대응을 지지했다.
한편 중국은 9일 저녁 미국의 50% 추가 관세에 대응해 모든 미국산 제품에 대해 50%의 보복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이로써 중국의 미국에 대한 관세는 84%로 높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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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