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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전 회장 "11년 전 젠슨 황에 회사 맡기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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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창업자인 장중머우(張忠謀, 모리스 창·93) 전 회장이 과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에게 TSMC를 이끌어 달라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중머우 전 회장은 지난달 29일 출간된 자서전 하권(1964~2018)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고 중국 증권시보가 2일 전했다. 장중머우는 1987년 TSMC를 설립했으며, 창업과 동시에 CEO로 취임했다. 그는 2018년 86세의 나이로 회장직에서 은퇴한 후 자서전을 집필해 왔다.

자서전에서 장 전 회장은 2013년 자신의 뒤를 이을 후임 CEO를 물색하면서 젠슨 황이 적임자라고 판단해 자리를 제안했다. 젠슨 황은 대만에서 출생했으며,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 갔고, 현재 미국 국적자다.

장 전 회장은 자서전에서 "당시 회사 내부에는 많은 인재들이 있었지만, 다양한 시야와 경험을 갖추고 있는 외부 인사가 TSMC CEO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며 "성격과 반도체 전문성을 고려할 때 젠슨 황이 최적의 후보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장 전 회장은 "젠슨 황에게 약 10분에 걸쳐서 내가 가진 TSMC에 대한 비전을 자세히 설명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시 이미 엔비디아를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던 젠슨 황은 곧바로 "난 이미 일이 있다"며 제안을 거절했다. 장 전 회장은 거절당한 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몇 주 뒤에 다시 제안했으나 그의 마음을 돌릴 수 없었다.

장 창업자는 자서전에서 "당시 젠슨 황의 대답은 성실했고, 엔비디아는 11년 뒤인 오늘의 모습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며 "2013년 이후 TSMC와 엔비디아는 깊은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고 기술했다.

장 전 회장은 "젠슨 황에게 CEO를 제안했던 2013년 TSMC의 시가총액은 900억 달러로 당시 엔비디아의 10배 수준이었다"면서 "당시 젠슨 황에게 제시한 보수에는 주식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고정급에 성과급을 더한다면 당시 엔비디아 CEO의 급여보다는 훨씬 높았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TSMC와 엔비디아의 창업자의 우정은 20년 이상 지속돼 왔다. 자서전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막 창업했을 때는 1998년 TSMC는 엔비디아에 생산 인력 두 명을 보내 도움을 줬다. 두 사람은 30여년의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서로 마음에 들어했다. 젠슨 황은 대만을 방문할 때면 장중머우 전 회장 부부와 식사를 했다. 

장 전 회장은 애플과 협력을 시작하게 된 일화도 소개했다. 장 전 회장은 2010년 궈타이밍(郭台銘) 폭스콘 전 회장의 소개로 애플 고위층인 제프 윌리엄스를 만났다. 장 전 회장은 "제프가 단도직입적으로 TSMC가 애플이 설계한 로직 칩 생산을 맡아달라고 제안했으며, TSMC에 40%의 마진율을 확보해 주겠다고 말했다"며 "애플과의 협상 중에 삼성전자와 인텔 등의 변수가 있었지만, TSMC는 R&D 경쟁력으로 이를 어렵지 않게 타개하고, 애플의 파트너가 됐다"고 소개했다.

또한 장 전 회장은 1980년대에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 측에 당시 아직 신생 기업이었던 TSMC에 대한 투자를 부탁했으나 거절당한 일화도 밝혔다.

장 전 회장은 "고든 무어 당시 인텔 CEO로부터 거절당했다"며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인텔은 최신 노트북 반도체 생산을 TSMC에 맡기는 최대 고객사 중 하나가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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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머우 전 회장[사진=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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