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내내 '불안 불안' 뉴욕증시, 패닉까진 아니지만 반등도 요원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월가에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 지수가 이달 들어 계속 20을 넘기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금융 위기와 같은 '패닉' 상황은 아니지만 당장은 시장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 중이다.
17일(현지시간) 투자전문매체 배런스(Barron's)는 VIX 지수가 최근 11일 거래일 연속으로 20을 넘겼다면서, 2023년 3월 이후 최장 기간 지수가 20을 상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VIX 지수의 지난 10년 평균은 18.30, 20년 평균은 19.21로 모두 20 아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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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SE의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글로벌 무역 전쟁과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걱정과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문제로 고금리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투자자들의 불안을 계속 자극하고 있다.
데이터트렉 리서치 공동 창립자 니콜라스 콜라스는 "현 상황은 시장 변동성이 구조적으로 평소보다 높은 상태"라면서 "약세장에서는 수주가 아닌 수개월 동안 VIX가 높게 유지되는 것이 흔한데 아직은 그 단계는 아니며, VIX가 좀 내려와 준다면 시장에 좋은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향후 30일 동안 시장이 얼마나 변동성이 클지에 대해 예상하는 정도를 반영하는 VIX 수치는 10 미만이면 시장이 매우 안정적임을 뜻하고, 10~15 수준이면 변동 가능성이 약간 있음을 의미한다.
지수가 15~20 정도면 시장의 불확실성이 중간 정도이며, 투자자들은 일부 변동성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이 다소 불안정하거나 변동성이 높은 상황일 때는 VIX 지수가 20에서 30 사이를 가리키며, 30~40일때는 패닉 매도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시장의 공포가 극에 달했을 때는 지수가 40을 넘는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VIX는 최고 90에 육박했고 2018년 2월에도 59를 초과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3월에도 VIX는 82.69까지 급등했다.
현재 시장 낙관론자들은 과거 데이터를 기준삼아 며칠 뒤면 VIX가 다시 20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과거 5년 동안의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 상 VIX가 20을 넘은 후 다시 20 아래로 내려갈 때까지 평균적으로 13.8 거래일이 걸렸고, 10년을 기준으로 보면 평균 9.8 거래일이 걸렸다.
하지만 당분간 VIX가 계속 올라 시장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도이체방크 수석 전략가 빙키 차다는 "실현 변동성이 급격히 상승했지만 극단적인 수준은 아니며, VIX의 내재 변동성 프리미엄도 평균적인 수준이어서, 두 변수가 모두 추가 상승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체계적(시스템적) 투자 전략의 포지셔닝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울프리서치의 크리스 세녝은 VIX를 언급하며 "시장의 단기적 방향성은 추가적 명확성이 확보될 때까지 하락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4월 2일이 다가와도 즉각적 명확성이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VIX가 오르긴 했지만 아직 진정한 투매는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