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소리' 방송 중단에 중국 환호..."거짓말 공장 이제 안녕"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미국의소리 방송(VOA)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중단된다는 소식에 중국이 환호하고 있다.
관영 매체들은 사설에서 "거짓말 공장이 문을 닫는다"며 크게 환영했다.
당 기관지인 환구시보의 영자신문 글로벌 타임스는 17일 사설에서 "VOA는 신장 지역 인권 탄압과 남중국해 분쟁, 대만, 홍콩, 코로나 팬데믹, 중국 경제 등의 이슈를 보도하면서 끔찍한 거짓말 공장 역할을 해왔다"고 비판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는 국수주의적 인플루언서들 역시 일제히 VOA와 RFA의 방송 중단을 환영했다.
전 글로벌타임스 편집장으로 2500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후시진은 웨이보에서 "VOA는 미국 이데올로기의 중국 침투를 상징하는 도구로 중국인 중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면서 "놀란 세떼처럼 내부로부터 추락한 것을 중국인들이 가장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와 관영 매체들은 그동안 VOA와 RFA가 중국 인권 상황과 종교 자유와 관련해 실상을 왜곡하고 비판적 논조로 일관했다고 비난했다.
VOA는 1989년 천안문 민주화 시위 당시 중국인들에게 검열되지 않은 소식을 전하는 창구 역할을 했다. VOA는 중국어 방송을 2011년 중단했다. 1996년 설립된 RFA는 영어, 중국어, 위구르어, 티벳어 방송 서비스를 제공했다.
시진핑 집권 후 중국은 미국의 선전전에 맞선다는 명분으로 국영 매체의 해외 방송망을 대폭 강화했다. 2018년에는 3개 국영 해외방송 네트워크를 통합한 '중국의소리(Voice of China)' 방송을 창설하기도 했다.
한편 마이클 아브라모위츠 VOA 국장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자신과 1300명의 전 직원이 사실상 휴가 처리됐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VOA의 상위기구인 미국글로벌미디어국(USAGM:US Agency for Global Media)을 해체하는 '연방관료 감축 지속'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해당 명령에 따라 USAGM 산하 방송사들은 법령에 규정되지 않은 모든 임무 수행을 중단하고 최소 인원으로 잔여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USAGM은 VOA외에 자유유럽방송(Radio Free Europe), 자유아시아방송(RFA:Radio Free Asia), 중동방송네트워크 (Middle East Broadcasting Networks) 등 다양한 방송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방송도 운영자의 계약이 종료돼 VOA처럼 폐쇄된다.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2월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는 국제 방송사들은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고 선언했다.
머스크는 소셜미디어 X에 "아무도 그들 방송을 듣지 않는다"면서 "극좌의 미친 사람들끼리 이야기하면서 미국 납세자 돈 10억 달러를 매년 날려보낸다"고 썼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 방송들이 과장되고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주장한다. 반면 방송 옹호자들은 방송 네트워크를 해체하면 전파를 중국 등 다른 열강에 넘겨줘 미국의 이익을 해칠 것이라고 주장한다.
법령에 규정된 이 기구의 임무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리고, 참여하고 연결시켜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것"이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 기구의 사명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전 세계에 명확하고 효과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라고 다르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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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워싱턴 D.C 본사. [사진=RFA] 2025.0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