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시, 트럼프 관세 광풍과 예측불가 우크라戰 앞날에 혼조세 마감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3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광풍처럼 휘몰아치는 트럼프발(發) 관세 충격과 갈림길에 놓인 우크라이나 전쟁의 예측불가 향배가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짙은 불확실성을 안겨주는 양상이다.
섹터와 업체에 따라, 또 상황과 시기에 따라 유·불리 상황이 엇갈리면서 선뜻 일관된 투자 전략을 세우기 난처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0.81포인트(0.15%) 떨어진 540.44로 장을 마쳤다.
전장에서 4거래일 이어지던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했지만 하루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09.27포인트(0.48%) 내린 2만2567.14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50.75포인트(0.64%) 하락한 7938.21로 마감했다.
반면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59포인트(0.02%) 오른 8542.56으로,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17.30포인트(0.14%) 상승한 1만2821.30으로 장을 마쳤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307.38포인트(0.80%) 떨어진 3만7999.73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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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럽연합(EU)이 미국산 위스키에 '못된' 관세 50%를 부과했다"며 "이 관세가 즉각 철회되지 않으면 프랑스와 EU를 대표하는 나라에서 나오는 와인과 샴페인, 주류 제품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미국이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이에 대해 EU가 260억 유로 상당의 미국 제품에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고 하자 곧바로 추가 관세 위협에 나선 것이다.
유럽도 물러서지 않았다. 로랑 생마르탱 프랑스 대외무역 담당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 우리 산업 부문을 보호하겠다"며 "EU 집행위원회, 파트너들과 함께 대응하겠다"고 했다.
스위스쿼트뱅크의 수석 애널리스트 이펙 오즈카르데스카야는 "관세가 오르내리고 있고 어디까지 갈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실제 관세가 부과되든 협상 전략이든 분명한 것은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높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지금 시장이 패닉에 빠진 이유"라고 말했다.
이날 관세 갈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섹터는 주류 업종이었다.
프랑스 주류업체 페르노리카와 이탈리아 업체 다비데캄파리가 각각 3.98%, 4.31% 떨어졌다. 헤네시 코냑을 만드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도 1.11% 하락했다.
자동차·부품 섹터도 1.7% 하락했다. 지프와 닷지, 피아트, 크라이슬러, 푸조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자동차 업체 스텔란티스는 2.3% 떨어졌고, 부품업체 발레오는 6.4% 내렸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바이든 행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의 폐기를 선언하면서 유럽의 트럭 제조업체들도 타격을 받았다.
다임러 트럭이 4.4% 하락하며 최악의 하루를 보냈고 볼보는 2.2%, 폭스바겐 그룹의 트라톤은 2.6% 하락했다.
반면 헬스케어 섹터는 노보노디스크(+3.4%)의 선전에 힘입어 0.5% 올랐고, 통신주도 1.4% 뛰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휴전 협상 전망도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격동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협상 대표단이 러시아를 방문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와 30일간 휴전하는 방안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추가로 논의할 문제들이 있다"고 말했다.
푸틴은 "세부 내용을 논의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에서는 연방의회가 엄격한 재정준칙의 완화와 5000억 유로 규모의 인프라 투자 기금 조성을 위한 법 개정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특별 회기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