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외환] '침체 우려' 속 미 국채가 일제 상승...장단기 금리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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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26일(현지시간) 미 국채 가격은 일제히 상승했다. 미 경제의 둔화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실시된 7년물 국채 입찰이 강한 수요 속에 마무리되며 국채 가격을 밀어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멕시코와 캐나다에 부과하기로 한 25%의 관세를 추가 한 달 더 유예하기로 했으나, 유럽연합(EU)에 대한 추가 관세 발표 계획을 내놓으며 시장의 위험 회피도 강화했다.
이날 뉴욕 채권 시장 오후 거래에서 기준금리가 되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일 대비 4.9bp(1bp=0.01%포인트) 하락한 4.258%를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수익률은 1.6bp 하락하여 4.08%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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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겨진 미 달러화.[사진=로이터 뉴스핌]2021.02.24 [email protected] |
미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실시된 440억 달러 규모 7년물 국채의 발행 수익률은 4.194%로 결정됐다. 지난달 입찰 때의 4.457%에 비해 26.3bp 낮아진 수준으로, 작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응찰률은 전달과 같은 2.64배를 나타냈다. 이전 6개월 평균치 2.66배를 약간 하회했다.
케임브리지 트러스트 웰스 매니지먼트의 에릭 주소메 채권 담당자는 "이날 실시된 7년물 입찰에서 강한 수요가 확인된 데다 주초 실시된 5년물과 2년물 입찰에서도 수요가 강세를 보인 것이 국채 가격 상승(수익률은 하락)에 일조했다"고 풀이했다.
최근 공개된 경제 지표들이 예상을 크게 하회하며 미 경제의 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이날은 미 경제의 침체 전조로 여겨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포착됐다. 미국 CNBC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 3개월 만기 수익률을 밑돌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역수익률 곡선) 현상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대체로 10년 만기와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을 기반으로 장단기 금리 역전 여부를 판단하지만, CNBC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경우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한 신뢰할 만한 지표 중 하나로 10년·3개월 국채 수익률 추이를 눈여겨 본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내달 4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던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를 한 달 더 유예한 4월 2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EU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관세 위협 속 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이 상반기 중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차 높여잡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를 보면 25일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올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총 2차례 인하할 가능성을 반영 중이며, 첫 금리 인하 시점도 6월, 두 번째 인하 시점은 9월을 가장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랄프 엑셀 금리 디렉터는 "미 국채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면서 "연말 금리 인하 시나리오가 변함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 달러화는 전날 기록한 11주 만의 최저치에서 소폭 반등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지수는 이날 뉴욕 거래 후반 0.21% 상승한 106.46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전날 장중 106.12로 2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미국 경제 둔화와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가 이어지며, 달러화 지수는 1월에 기록한 2년 2개월 만의 최고치에서 거의 4% 하락했다.
제프리스의 외환 글로벌 책임자인 브래드 베히텔은 "우리는 1월 이후 꽤 큰 (미 달러화) 매도세를 경험했으며, 그중 상당 부분은 미국 실질 금리가 낮아지면서 일어난 일인데, 최근 예상에 못 미치는 경제 지표가 연이어 나오며 매도세를 부채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당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와 관련된 상황이 실제로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들을 때까지 잠시 혼조 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유로는 이날 미 달러 대비 소폭 강세를 보였으며, 엔도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며 달러/엔 환율은 149.05엔으로 소폭 하락했다. 전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8.56엔까지 하락하며 지난 10월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번 주 시장은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미국의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28일)와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27일) 등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