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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필요한 시기에"...손발 묶인 한국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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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정부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외교도 '올스톱 상태'가 됐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한반도 상황 가변성 등 국제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외교적으로 가장 중요한 시기가 도래했지만, 정작 한국 외교는 국내 정세 여파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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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2024.11.07 [email protected]

윤석열 정부는 이번 사태로 임기를 제대로 마칠 수 없는 상태에 빠졌다. 국내 상황이 안정되려면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는 국제정세 변화에 대응하는 탄력적인 외교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국은 세계 질서의 변곡점에서 아무 대응을 하지 못하는 상태로 골든타임을 지나칠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문제는 내년 1월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전후로 대미 외교가 중단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확장억제·주한 미군 역할 등의 안보 문제를 비롯해 경제·통상 등 한·미 관계의 모든 분야에서 예상하기 힘든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보통 미국에 새로운 행정부가 출범하면 한국은 가장 이른 시기에 정상회담을 갖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왔다. 미국의 대외정책 기조가 확정되기 전에 한국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특히 동맹에 대한 인식이 이전 정부와 완전히 다른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의 한·미 확장억제 관련 합의를 유지할 것인지 불투명하고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재협상 및 이와 연계된 주한미군 철수·감축 등을 꺼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국내 혼란으로 한·미 정상의 조기 회담은 불가능해졌다. 만약 한국의 국내 상황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북·미 직접대화에 대한 논의가 고개를 들 경우 한국은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다.

한·미 간 외교 공백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미·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가지려던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일본만 방문하고 한국 방문은 취소했다. 앞서 지난 4∼5일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4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제1차 NCG 도상연습(TTX)도 이번 사태 여파로 취소됐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대비한 각국과의 협의도 '정상 외교 부재'로 크게 제약을 받게 됐다. 내년 1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첫 한국 방문은 보류됐다. 다른 외국 정상의 방한도 새로운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는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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