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인플레 안도·연준 위원 발언에 일제히 상승 마감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20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예상보다 약한 인플레이션 지표는 이날 주식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98.02포인트(1.18%) 상승한 4만2840.26에 마쳤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3.77포인트(1.09%) 전진한 5930.85로 집계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99.83포인트(1.03%) 오른 1만9572.60을 가리켰다.
주간 기준으로 다우지수는 2.3% 상승해 3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고 S&P500지수는 2.0%, 나스닥 지수는 1.8% 각각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예상치를 하회한 인플레이션에 환호했다. 상무부는 1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한 달 전보다 0.1%, 1년 전보다 2.4%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의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5%의 상승률 기대보다 완만한 오름세다. 변동성을 줄여 추세를 보여주는 근원 PCE 물가지수는 한 달 전에 비해 0.1%, 1년 전보다 2.8% 각각 올랐다. 이 역시 시장의 기대치보다는 느린 상승세다. 연방준비제도(Fed)는 물가 지표로 PCE 물가지수에 주목한다.
이 같은 인플레 지표는 지난 18일 연준의 '매파적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한 4.25~4.50%로 정했지만, 내년 기준금리 인하 예상 횟수를 기존 4회에서 2회로 하향 조정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가 거래 중인 가운데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기자회견 화면이 보인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7.29 [email protected] |
이날 공개 발언에 나선 연준 위원들은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금리 인하 경로에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인플레이션과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가 이전보다 완만해졌다고 설명했지만 향후 12~18개월간 금리가 상당히 낮아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제이 해트필드 최고경영자(CEO)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느 정도 명백하다"며 "기대했던 매파적 인하에 대한 시장의 과잉 반응을 PCE와 비둘기파적 연준의 논평이 상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번 연준 사이클 동안 이러한 상황을 대략 10번 정도 봤다"며 "시장은 언제나 한쪽으로 지나치게 반응한다"고 진단했다.
이트레이드 모간스탠리의 크리스 라킨 트레이딩 및 투자 부문 상무이사는 "끈끈한 인플레이션은 오늘 아침 덜 끈끈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수치는 예상보다 낮았고 이것은 수요일 연준의 금리 발표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을 어느 정도 누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J. 오브라이언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톰 피츠패트릭 상무이사는 "오늘은 사람들을 진정시켰다"며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앞두고 하방 촉매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돼 지난 며칠간 움직임은 다소 되감기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 일시 중단) 사태가 발생할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의회 지도부가 합의한 임시예산안에 반대하며 부채 한도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12월 말 진행되는 산타클로스 랠리가 올해에는 없을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지난 1969년 이후 연말 마지막 5거래일과 새해 첫 2거래일 S&P500지수는 평균 1.3% 상승했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 서비스의 척 칼슨 CEO는 "올해는 시장에 강한 한 해였고 연말 랠리가 12월 대신에 11월에 왔다고 얘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P500지수 편입 11개 전 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부동산은 1.82% 상승했으며 기술업과 유틸리티는 1.53% 올랐다.
특징주를 보면 모바일 결제 플랫폼 젤(Zelle) 결제 사기와 관련한 미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의 소송 소식에도 JP모간 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의 주가는 1~2%대 상승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하면서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11.56% 급등했고 코인베이스와 로빈후드는 각각 1.75%, 3.76% 상승했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주가는 체중 감량제가 예상보다 저조한 임상 시험 결과를 나타내면서 17.83% 급락했다.
국채 수익률은 소폭 하락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오후 3시 기준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4.6bp(1bp=0.01%포인트(%p)) 내린 4.522%를 기록했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은 0.5bp 하락한 4.311%를 나타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다만 한 주간 10년물 금리는 12.5bp, 2년물 금리는 7.3bp 각각 상승했다.
미 달러화는 하락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전장보다 0.53% 내린 107.83을 가리켰다. 유로/달러 환율은 0.62% 상승한 1.0427달러, 달러/엔 환율은 0.63% 내린 156.45엔을 각각 나타냈다.
국제 유가는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배럴당 8센트(0.1%) 오른 69.46달러에 마쳤다.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2월물은 6센트(0.1%) 밀린 72.94달러를 기록했다. 한 주간 WTI는 1.9%, 브렌트유는 2.1% 각각 하락했다.
금값은 미 달러화 약세와 국채 수익률 하락에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2월물은 트로이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1.4% 오른 2645.10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금 현물은 1.2% 전진한 2624.15달러를 나타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23.79% 급락한 18.36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