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中딥시크의 '첨단 엔비디아 칩 사용' 조사 착수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의회가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수출통제 대상인 엔비디아 칩 사용 여부와, 사용했다면 어떻게 제재를 우회해 확보할 수 있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16일(현지시간) 미 하원 미·중 전략경쟁 특별위원회의 존 물레나르 위원장(공화·미시간)과 라자 크리슈나무르티(민주·일리노이) 간사는 이날 딥시크가 엔비디아 칩을 활용해 AI 모델을 학습시켰으며, 이 과정에서 미국의 수출 규제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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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딥시크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보고서는 딥시크가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중국 공산당에 은밀히 유출하고, 중국 공산당의 선전에 맞춰 정보를 조작하며, 미국 AI 모델에서 불법적으로 획득한 자료를 사용하여 훈련되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중 전략경쟁 특위는 딥시크가 중국 최대 통신사 차이나모바일 인프라를 활용해 데이터를 전송하고, 틱톡 운영사 바이트댄스를 비롯한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 기술기업의 사용자 추적 도구도 통합했다고 밝혔다. 차이나모바일은 중국 인민해방군과 관련이 있다고 미 국방부가 지정한 기업이다.
보고서는 "딥시크의 데이터 수집 시스템이 중국의 감시 체계와 얽혀 있으며, 미국인의 개인 정보가 외국 적대세력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라고 경고했다.
특히 딥시크가 수만 개의 엔비디아 칩에서 작동하며, 그중 일부는 미국의 수출 통제 대상이라는 사실도 강조했다. 보고서는 딥시크가 싱가포르 등 제3국 법인을 통해 수출통제 대상 칩을 우회 수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물레나르 위원장은 "딥시크가 단순한 AI 앱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무기 중 하나이며, 미국인을 감시하고, 기술을 훔치고, 미국의 법을 위반하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이 분명하다"라며 "이제 우리는 이 도구가 미국의 AI 모델을 악용하고, 중국 공산당의 손에 들어가선 안 될 첨단 엔비디아 칩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특위는 이를 미국 국가 안보의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엔비디아에 서한을 보내 중국 및 동남아 지역에 대한 칩 판매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엔비디아는 자사가 칩을 판매할 수 있는 지역에만 수출통제 대상 칩을 판매해 정부의 지침을 "철저히 따랐다"라며, 싱가포르 매출은 미국 기업 자회사 등의 청구지 주소를 기준으로 집계된 것이고, 이들 제품은 "중국이 아닌 미국과 대만을 포함한 다른 지역으로 출하됐다"라고 해명했다.
딥시크는 앞서 엔비디아의 H800 칩을 이용해 자체 AI 모델 'R1'을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H800은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를 피하고자 중국 전용으로 설계됐지만, 2023년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때 추가 제재에 따라 수출이 제한됐다.
엔비디아는 지난 15일 공시를 통해 정부로부터 H20 칩의 중국 수출 때 별도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