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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달러 강세 내년 중반 정점...하반기에 꺾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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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공화당의 상하원 동반 장악을 뜻하는 '레드스윕'이 확정된 뒤로 강세를 지속 중인 미 달러화가 내년 중반 이후에는 하락 압력을 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 월가에서 힘을 얻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모간스탠리에서 JP모간체이스에 이르기까지 약 6곳이 달러화가 내년 중반에 정점을 찍은 후 하락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소시에테 제네랄은 내년 말 ICE 미 달러 지수가 6%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와 강력한 미 경제 지표로 인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가 다소 후퇴하면서 달러는 2015년 이후 최대 연간 상승폭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올해 들어 약 6.3% 상승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은 11월 초 선거일을 전후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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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달러화.[사진=블룸버그통신]

하지만 모간스탠리는 결국 내년 이맘때쯤에는 달러 가치가 현재 수준 이하로 하락할 것이라면서, 미국의 실질 금리 하락과 위험 선호도 개선이 결합되면 달러에 가장 부정적인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씨티그룹 전략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 발생할 무역 전쟁이 달러를 당연히 지지할 것이란 전망이 달러 롱포지션 확대로 이어지고 있는데, 무역 전쟁이 해소될 경우 달러 강세론자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데이터를 집계한 바에 따르면 12월 10일로 끝나는 한 주 동안 투기세력들은 여전히 약 240억 달러의 달러 롱 포지션을 유지했는데, 이는 5월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한 수치다. 이들은 대선을 앞둔 10월 중순부터 달러 강세 베팅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 전문가들은 지난 8년 전 트럼프 당선 직후에도 달러가 초강세를 보인 뒤 2017년에는 미국 경제가 모멘텀을 잃고 유럽의 성장세가 회복되면서 블룸버그 달러 지수가 사상 최대 연간 하락폭을 기록했던 만큼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이 연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는 하락폭이 트럼프 1기 때만큼 극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MUFG 분석가들은 달러가 2025년 상반기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포인트72 자산운용 전략가이자 경제학자 소피아 드로소스는 달러에 너무 많은 긍정적인 뉴스가 선반영돼 만약 미국 외 지역, 특히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은행(BOE)이 경기 하방을 완화하고자 금리를 낮추고 있는 유럽에서 성장이 나타날 경우 달러화 가치가 다른 통화 대비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드로소스는 "내년에는 강력한 글로벌 성장이 나타날 수 있는 좋은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화 전략가들은 최근 몇 달 동안 달러의 가장 큰 지지대였던 연준이 내년 후반부로 가면서 달러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

모간스탠리 금리 전략가들은 내년에 미국 수익률이 세계의 다른 지역보다 더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오랫동안 달러에 유리하게 작용해 온 금리 차이를 축소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무역 정책이 실제로 시행될 경우 달러 강세에 대한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보는데, 이는 이론적으로 미국 제조업체들이 사용하는 수입 상품의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글로벌 통화 시스템을 연구해 온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의 경제학자 배리 아이켄그린은 "관세로 인해 철강과 알루미늄 가격이 상승하면 이러한 수입 원자재를 사용하는 국내 자동차 산업에 부정적인 공급 충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 적자 확대와 미국 채권 기간 프리미엄 상승이 달러를 짓누를 것이란 관측도 있다.

JP모간의 글로벌 FX 전략 공동 책임자인 미라 찬단이 이끄는 분석가들은 내년 전망에서 "연준이 상당히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펼치고 달러가 상대적인 수익률 및 성장 우위를 잃으면 달러 약세가 두드러질 수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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