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EU, 대북 독자제재 발표... 우크라전 파병 北 고위 장성 등 대상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한국·미국·유럽연합(EU)이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에 관련된 북한군 고위급 장성들에 대해 독자제재 조치를 내렸다. 외교부는 17일 북·러간 불법 군사협력과 북한의 핵·미사일 자금 및 물자 조달에 관여한 개인 11명·기관 15개를 대북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 조치는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전에 파병된 북한군의 교전과 사상자 발생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하는 등 북한군의 전투 참여가 본격화하는 시점에 이뤄진 것이다. 또 한·미·일 등 10개국과 EU가 전날 공동성명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포함한 북·러 군사협력 증대를 규탄하며 공언한 "경제 제재 부과를 포함한 공조"의 후속 조치다.
군부대를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 고위 인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김정은 오른쪽이 이번에 정부의 독자제재 대상에 오른 김영복 부총참모장이다. [사진=조선중앙통신] |
정부의 독자제재 대상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돼 러시아를 지원하는 김영복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신금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작전국 처장, 북한군 소속 미사일 기술자 리성진 등이 포함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 폭풍군단(11군단)과 단장 리봉춘도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다.
북·러 무기거래에 관여한 러시아 국적의 개인·기관도 대거 제재 대상에 올랐다. 라파엘 아나톨리예비치 가자랸과 그가 대표로 있는 라포트, 트랜스 캐피탈은 북·러 무기거래 과정에서 물질적·금전적·기술적 지원을 제공했다.
알렉세이 부드네프와 그가 대표로 있는 테크놀로지는 러시아군 지원을 위해 북한산 군용 통신장비를 운송했고, 바그너그룹 소속인 파벨 파블로비치 셰베린은 북러 간 무기 운송에 관여했다. 기관 베루스는 북러 무기 거래에 관여했다.
또 로만 아나톨리예비치 알라르와 그가 대표로 있는 파르세크는 미사일 관련 핵심물자와 기술을 북한에 공급했다. 이고르 알렉산드로비치 미추린과 그가 관리하는 아르디스-베어링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대상인 조선단군무역회사를 지원해 북한 핵·미사일 개발을 지원했다.
알렉산드르 안드레예비치 가예보이와 그가 관리하는 아폴론, 알렉산드르 알렉산드로비치 차소브니코프와 그가 대표로 있는 질-엠 및 알케이-브리즈는 북한의 방위산업을 지원하는 연봉무역총회사 소속으로 정부의 독자제재 대상인 박광훈의 대북 물자 조달 활동을 지원했다.
이 밖에도 MRB(엠에르베) 은행, TSMR 은행, RFC 은행, 스트로이트레이드, 티메르 은행은 모두 북러 간 불법 금융거래에 관여해 제재 명단에 올랐다.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도 16일(현지시간) 각각 독자적 대북제재를 발표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북한에 금융·군사 지원을 한 개인 9명과 단체 7곳을 제재했으며, 국무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제재 대상 3개를 추가로 지정했다.
미국의 제재 대상에는 김영복 부총참모장과 러시아에 파병된 또 다른 북한 장성인 리창호 정찰총국장이 포함됐다. 또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노광철 국방상, 김금철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총장 등 북한 군 고위급, 임송진 김일성대학 물리학 교수 등도 포함됐다. EU가 발표한 독자제재 대상에는 김영복과 노광철 국방상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