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무총장 "이란, 수개월 내 우라늄 농축 재개 가능"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핵시설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지만 완전히 파괴되지는 않았다며, 이란이 수개월 내에 다시 우라늄 농축을 시작할 수 있다고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말했다.
29일(현지시간) 방송된 CBS뉴스 인터뷰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란이 핵시설을 복구할 능력이 확실히 있다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시설은 완전히 파괴됐다"고 주장한 것과 상반되는 평가다.
그로시 총장은 "몇 달 안에, 어쩌면 그보다 더 빨리 여러 개의 원심분리기를 가동시켜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타격한 가운데, 이란이 공습 이전에 농축 우라늄 재고를 옮겼는지, 그리고 핵시설 내 원심분리기가 여전히 무사한지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 |
지난 19일(현지시간) 막사 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이란 포르도 핵 시설 입구에서 포착된 긴 트럭 행렬 위성 사진.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로시 총장은 현재 IAEA가 이란 내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피해 상황을 직접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보기관들의 보고에 따르면 "피해는 심각하지만 전면 파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농축 우라늄 재고는 공습 이전에 다른 곳으로 옮겨졌을 수도 있지만, 어디로 옮겨졌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로시 총장은 "일부는 공격으로 파괴됐을 수 있지만, 일부는 옮겨졌을 수도 있다. 언젠가는 이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이 문제는 계속 우리 머리 위에 떠다니는 불안 요소로 남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이 핵역량을 다시 구축할 수 있을 것이 "명확하다"고 강조하며, 이란과의 협상 테이블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지속 가능하고 외교적인 해결책을 위한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느 시점에서는 IAEA가 다시 이란에 복귀해야 한다"면서 "우리의 임무는 피해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어떤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다시 확보하고, 핵물질에 대한 접근권을 재확보하는 것으로,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현재 IAEA 사무총장의 시설 출입을 금지했으며, 감시 카메라도 철거한 상태다. 하지만 그로시는 이란이 여전히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약국이며, 이 조약에 따라 IAEA와 협력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란의 국내법은 IAEA의 사찰 활동과 양립 가능하며, 이란이 국제 조약상의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내부 법적 조치를 발동하겠다고 하지 않는 점은 "건설적인 태도"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