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책으로 美 수백만명 학자금 대출 회수 직면…소비에도 부담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미국 내 수백만 명이 대출받은 학자금을 갚지 못해 빚 독촉에 직면했으며 이는 소비 감소로 이어져 미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 짚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소비자신용패널과 신용관리회사 에퀴픽스(Equifax)에 따르면 1분기에 학자금 대출자 4명 중 1명이 연체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 학자금 연체금의 강제 추심을 재개했다. 올 여름 후반부터 임금 차압, 환급세금과 사회보장연금 몰수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러한 학자금 대출 회수는 지난 1분기 뒷걸음질친(전기비 연율기준 0.3% 역성장) 미국 경제 성장에도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빚 독촉에 몰린 이들이 대출금을 갚느라 소비를 줄일 가능성이 높아서다.
미 교육부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금을 연체한 사람은 4300만명에 육박한다. 연체금 규모는 1조 6000억 달러가 넘는다.
JP모간에 따르면 체이스(Chase) 카드 소지자의 소비 지출이 1분기에 학자금 연체 비율이 높은 주에서 가장 크게 감소했다. 연체자들이 신용 불량으로 대출받기가 힘들어지고 소비를 줄이기 때문이라고 JP모간의 이코노미스트 무랏 타시는 설명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개인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브라운은 학자금 연체자의 소비 감소는 연방직원 감축과 관세 충격으로 실업 공포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소비 감소를 더 가중시킬 우려가 크다고 경고했다.
미 교육부는 2020년 3월 코로나 19 팬데믹 초기에 연방학자금 대출 상환을 유예했다. 상환 유예는 2023년에 종료됐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2024년 말까지 대출금 추심을 중단했다.
교육부는 올 초 신용기관에 연체 사실 통보를 재개했다.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소비자 지출에 이미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1분기 학자금 대출금의 약 8%가 90일 이상 연체된 것으로 집계됐다. 바이든 정부 때 구제 프로그램을 놓고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재판 결과가 나오면 이 비율은 더 증가할 수 있다.
뉴욕연방 은행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이 많은 가구를 연체 상태로 빠뜨려 미국의 소비자 부채에서 30일 이상 연체 부채 비중이 1분기에 4.9%로 10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공공부문대출탕감프로그램 자격 요건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도입한 이 프로그램은 비영리단체와 공무원이 연방학자금을 10년 동안 상환한 후에 이를 탕감해주는 제도다.
![]() |
미국 하버드 대학교. [사전=로이터 뉴스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