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협정 물밑 제안 잇따라...FT "러 푸틴도 한발짝 양보 의사"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평화 협정을 위해 우크라이나 최전선에서 추가 침공을 중단하고 현재 부분 점령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4개 지역에 대한 완전한 통치 요구도 철회할 수 있다는 뜻을 미국측에 전했다고 현지시간 2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앞서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 회담에서 이같은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신문은 푸틴의 이러한 제안에 대해 개전 후 러시아가 영토적 요구에서 처음으로 한발 물러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유럽 관리들은 러시아의 양보는 협상 전략의 하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현재 도네츠크, 헤르손, 루한스크, 자포리자 지역을 부분 점령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이 지역에 있는 우크라이나군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다만 서방 분석가들은 전선에서 우위를 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더 많이 잠식하기를 바라며 평화 회담 타결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측은 FT 보도를 부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많은 가짜 뉴스가 존경받는 매체에서도 보도되고 있다"며 해당 보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협상 당사자들이 평화 회담의 빠른 돌파구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가교역을 맡은 미국도 새로운 중재안을 내놓았다. 러시아가 2014년 병합한 크림을 러시아의 영토로 인정하고 현 전선을 동결하는 내용이다.
현지시간 22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의 이러한 제안은 우크라이나 종전을 논의한 17일 파리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측에 전달됐다. 파리 회담에는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 4개국 외무장관이 참석했다.
유럽 동맹국들은 그같은 영토 할양에 대한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과 재건 프로그램 이행을 희망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의 제안은 평화협정 체결을 전제로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인정하고 러시아에 내린 제재를 해제하는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적대 행위를 중단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2일 "크림을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며 미국의 제안을 거부했다. 젤렌스키는 "크림이나 다른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논의는 러시아를 도와 전쟁을 지속하게 만들고 모든 문제의 조속한 합의를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제안은 23일 영국 런던에서 다시 열리는 미국, 우크라이나, 유럽 동맹국간 회담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7일 파리 회담에서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수일 내에 평화회담에서 발을 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루비오 장관은 런던 회담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대신 케시 캘로그 트럼프 대통령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가 미국 대표로 참석한다.
스티브 위트코프 트럼프 대통령 중동 담당 특사는 이번 주 후반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난다. 푸틴과 회담은 이번이 4번째다.
한편 물밑 제안이 오가는 와중에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전투는 22일에도 지속됐다.
러시아가 드론으로 오데사 항구를 공격해 인구밀집지역의 주거 건물, 민간 인프라 시설에 피해를 입혔다. 러시아는 남부 도시 자포리자에 두 개의 할강 폭탄을 떨어뜨려 1명이 죽고 24명이 다쳤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관리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봄-여름 군사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 |
스티브 위트코프 트럼프 대통령 중동 특사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4.23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