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월 연준 의장 교체 논의..."내가 원하면 해임" 연일 압박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수개월 동안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해임을 비공식적으로 논의해 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파월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요구하며 해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와 파월 의장을 임기 종료 전에 해임하고 워시를 후임으로 지명하는 가능성을 여러 차례 논의했다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워시 전 이사는 파월 의장 해임에 반대 의견을 내면서 그의 임기를 마치도록 해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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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과 워시와의 대화는 지난 2월까지 계속됐고, 일부 다른 측근들은 3월 초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파월 의장의 해임을 건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논의 과정에서 파월 의장을 임기 전 해임할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도 기자들에게 자신이 파월을 해임할 권한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그를 내보내고 싶으면 아주 빨리 내보낼 수 있다, 믿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면서 그가 "정치적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유럽중앙은행(ECB)은 벌써 7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할 예정이다. 그런데 연준의 '항상 늦고 틀리는' 파월은 어제 또 엉망진창 보고서를 내놨다"며 비판했다.
그는 이어 "기름값도, 달걀값도, 장보기 물가도 내려가고 있다. 미국은 관세 덕분에 부자가 되고 있다. 파월은 금리를 진작에 낮췄어야 했으며, 지금이라도 당장 내리는 게 맞다"며 "파월 해임은 하루라도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WSJ은 파월 의장에 대한 논의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을 촉발하게 되고, 관련 소송이 대법원까지 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