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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부촌 집어삼킨 대형 산불에 美 주거 안전망 더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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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산불이 사흘째 지속되는 가운데 이미 사각지대에 놓였던 캘리포니아주의 주택보험 시장이 재차 위축되면서 주택 안전망이 한층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9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지난 7일 오전 LA 해안가 부촌 지역인 퍼시픽 팰레세이즈 지역에서 발생한 첫 산불은 국지성 돌풍 '산타 애나'로 크고 작은 다른 산불로 번졌다.

현재 ▲팰리세이즈 산불(약 80.85㎢) ▲이튼 산불(약 55.40㎢) ▲케네스 산불(약 3.88㎢) ▲허스트 산불(3.12㎢) ▲리디아 산불(약 1.4㎢) 등 최소 5개 산불이 발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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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이튼 캐니언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을 피해 대피하며 서로 껴안는 주민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내륙 일부 지역에서는 진화 작업이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해안 지역 화재 진압은 더디다. 펠리세이즈 지역의 경우 이날도 내내 최대 시속 60마일(97㎞)의 돌풍이 불어 불씨가 확산한 영향 탓이다.

캘리포니아산림소방국(CalFire)에 따르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인 펠리세이즈 산불의 진압률은 이제 고작 6%다. 이튼 산불의 진압률은 손도 대지 못하는 상황으로 0%다.

사상자 집계도 되지 않는 상황이라 정확한 재산 피해 규모도 불분명하다. 최소 2000~1만 개의 구조물이 파괴되거나 훼손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산불 발생 지역이 미국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도시로 유명한 LA에서도 부촌이란 점에 있다.

JP모간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산불에 따른 주택보험 손실 규모가 최대 200억 달러(29조 2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산불 피해를 입은 주민 상당수가 주택보험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내 최대 주택보험 시장이면서도 보험사들이 이윤을 남기기에 가장 까다로운 주(州)다.

보험 중개업체 에이온(Aon)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미국에서 발생한 산불 10개 중 8개가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했다.

기후변화로 캘리포니아에서 산불은 거의 매년 발생한다. 2017년과 2018년 캘리포니아 산불 때도 주택보험사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스테이트팜, 올스테이트와 같은 주택보험사들은 보험비 인상에도 손실을 메울 수 없다며 각각 지난해 5월, 2022년 11월부터 캘리포니아에서의 신규 주택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스테이트팜의 경우 지난해 캘리포니아 보험 약 3만 건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이 중 69%가 첫 산불이 발생한 퍼시픽 펠리세이즈 지역이다.

이에 캘리포니아 주민의 상당수가 보험 갱신을 못 해 무보험 상태이거나 주택보험사들의 두 자릿수 보험료 인상 등으로 보험 취약계층이 된지 오래다.

주정부의 보험 제도인 페어플랜이 캘리포니아 주민의 사실상 최후 보험이다. 페어플랜은 매우 기본적인 보장만 해주는 프로그램인데, 최근 몇년간 민간 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주민 수만 명이 페어플랜에 신규 가입하면서 이번 대형 산불로 보장해야 할 금액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WSJ는 "지난해 9월 말까지 페어플렌의 잠재적 손실 규모는 이미 4580억 달러로, 일 년 전 2840억 달러에서 61% 급증했다"라며 "현재로선 페어플랜이 얼마큼 지급해야하고 또 어떻게 지급할 능력이 될지는 불분명하다"라고 짚었다.

JP모간은 이번 산불 피해가 500억 달러(약 7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는 가운데 미국 역사상 최대피해 화재가 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이미 시장에서 한발 뺀 주택보험사들이 다시 산불 위험 지역인 캘리포니아로 돌아올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이미 취약한 캘리포니아의 주택보험 시장이 이번 산불로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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