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미·중 무역 전쟁 격화에 일제히 하락 마감…S&P500 5000선 하회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8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장 초반 무역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로 강세를 보이던 뉴욕증시는 백악관이 오는 9일부터 중국산 재화에 대한 104%의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는 발표로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0.01포인트(0.84%) 내린 3만7645.59에 마쳤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9.48포인트(1.57%) 하락한 4982.77로 마감해 지난해 4월 19일 이후 처음으로 5000선 밑에서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335.35포인트(2.15%) 밀린 1만5267.91로 집계됐다.
장 초반 뉴욕증시는 큰 폭의 랠리를 펼쳤다. 미국 정부는 약 70개 국가가 무역 협상을 위해 미국 정부에 접근했다고 밝히며 무역 갈등 완화 가능성을 키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28분간 전화 통화를 마친 후 양국에 좋은 합의를 이룰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급락 장세를 지속하던 뉴욕증시는 이날 장 초반 전해진 무역 갈등 완화 가능성에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백악관이 9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104%의 관세 부과 방침을 확인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크게 반전했다. 주요 지수는 상승 폭을 줄이다 결국 일제히 하락 반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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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클리어노믹스의 린지 벨 수석 시장 전략가는 "시장 참가자들은 우리가 일부 큰 국가들과 합의나 타협에 더 가까워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어떤 신호를 받을 것으로 낙관했고 많은 사람들이 협상을 원해 지연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자정 마감 기한에 빠르게 다가가고 있어 그럴 것 같지는 않고 투자자들은 신뢰를 잃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심코프의 멜리사 브라운 투자 결정 전무이사는 "사람들은 낙관적으로 되고 싶었지만 결국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기업 실적은 앞으로 며칠 안에 보고되기 시작할 것이며 1분기 실적이 심하게 감소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관세로 인한 예상 영향에 대해 기업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청문회에 출석해 단기에 관세 면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그리어 대표는 관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면 협상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종목별로 보면 애플은 관세가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로 4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이날 애플은 4.98% 급락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에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줬다. 엔비디아도 1.37% 내렸으며 테슬라도 4.90% 하락했다.
브로드컴은 100억 달러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의 승인으로 1.23% 상승 마감했다.
이날 공개 발언에 나선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예상보다 훨씬 큰 관세가 인플레이션 리스크(risk, 위험)를 제기한다고 판단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신중한 통화정책을 강조했다.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오후 3시 기준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9.6bp(1bp=0.01%포인트(%p)) 상승한 4.26%를 가리켰다. 지난 2거래일간 10년물은 26.8bp나 급등했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소폭 오른 3.74%를 나타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11.41% 급등한 52.34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