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유가] 지정학 긴장 속 금 사흘째 상승…유가는 소폭 하락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이 계속되면서 20일(현지시간) 국제 금값이 사흘째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지정학 긴장 속에 공급 불안이 다소 해소되면서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0.8% 상승한 2651.70달러에 마감됐다. 금 현물은 장중 11월 11일 이후 최고치를 찍은 뒤 한국시간 기준 21일 오전 3시 42분 기준 0.6% 오른 2647.43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 영토 및 주권에 대해 재래식 무기를 이용한 침해가 있을 시 비핵국가에 핵무기 사용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핵 독트린 개정안에 서명한 뒤로 지정학 긴장은 계속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제너메탈스 선임 금속 전략가 피터 그랜트는 "현 상황이 분명 안전 자산에 대한 관심을 촉발했다"면서 "최근 몇 주간 (지정학 리스크와 금 가격 간) 역 상관관계가 다시 부각됐고, 앞으로 달러 강세가 금에 약간의 역풍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전날까지 사흘 연속 하락하던 달러는 이날 반등해 금 가격 상승폭을 다소 제한했다.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 관계자들의 발언도 주시 중으로, 현재 12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치는 불과 일주일 전의 82.5% 수준에서 현재는 55.7% 정도로 후퇴한 상태다.
ANZ는 메모에서 "연준이 12월 금리 인하를 보류할 경우 단기적으로 금 가격을 억제할 수 있으나, 완화적 통화 정책 주기나 거시경제 및 지정학 불확실성, 견실한 물리적 수요 등은 금 시장 심리를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유가는 미국의 원유 및 휘발유 재고 증가 소식에 하락했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격화는 유가 상승폭을 제한한 요인이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배럴당 49센트(0.71%) 내린 68.75달러에 마감됐고, 이날 만기된 12월 인도분 WTI는 52센트(0.75%) 내린 68.87달러에 마감됐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월물은 50센트(0.68%) 하락한 72.81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정보청(EIA)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및 휘발유 재고가 예상보다 증가해 유가에 부담이 됐고,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기업 에퀴노르는 요한 스베르드루프 유전 생산이 완전히 복구됐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으로 추후 원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는 가격 낙폭을 제한했다.
미국이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가자지구 휴전 결의안을 거부한 점도 중동 전쟁 지속으로 인한 잠재적 공급 차단 우려를 키웠다.
어게인캐피탈 파트너 존 킬더프는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이란의 공급 및 수출 능력에 대한 제재가 시장에 다시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면서 "시장서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추가적 긴장 고조에 대한 불안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는 12월 1일 회의를 앞둔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관련 소식통 세 명은 OPEC+가 이번 회의에서 다시 증산을 미룰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글로벌 공급이 추가 압박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