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월 소매 판매 1.4% 급증…관세 전 자동차·수입품 선구매 수요 영향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지난달 미국의 소매판매가 2년여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제기한 불확실성에 소비자 심리는 크게 후퇴했지만, 관세 적용 전 자동차와 수입품 구매 수요가 늘면서 소매 판매를 지지했다.
미 상무부는 16일(현지시간) 3월 소매판매가 한 달 전보다 1.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월가 기대치 1.3%를 웃도는 증가세로 지난 26개월간 최대폭이다. 2월 0.2%의 확장세와 비교해도 3월 소매 판매는 큰 폭으로 늘었다. 소매 판매는 미국 경제 활동에서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다.
자동차 판매는 전년 대비 8.8%나 급증하며 지난달 두드러진 강세를 보였다. 트럼프 정부가 이달부터 수입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서 선구매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자동차 외에도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25%의 관세와 수입품에 대한 기본 관세 10%를 적용하고 있다. 상호관세가 면제되지 않은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되는 관세는 무려 145%다.
이런 여건에서 소비자들은 관세를 피하려 다른 수입 제품도 미리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소비는 저소득층보다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다만 미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 등 재량 소비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자동차와 휘발유, 건축자재, 식품 서비스를 제외한 핵심 소매 판매는 지난달 전월 대비 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월 1.3%보다 후퇴한 결과로 전문가 기대치 0.6%보다 느린 증가세다.
핵심 소매 판매가 연초 2개월 강세를 보였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1분기 소비가 전분기보다 후퇴한 것으로 진단한다. 1분기 소비지출은 지난해 4분기 연율 4.0% 증가한 바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5%를 밑돌 것으로 예상한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에 따르면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은 0.3% 증가에 그쳤을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는 2.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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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얼바인의 한 혼다 대리점.[사진=로이터 뉴스핌]2025.04.16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