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스파고 "올해 파티 즐긴 美증시, 조만간 '행오버' 주의해야"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유포릭 랠리를 연출했던 미국 증시가 단기적으로 '행오버' 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번 경고는 투자은행(IB) 중에서 내년 미 증시 전망치 최고치를 제시했던 웰스파고가 내놓은 것이라 눈길을 끈다.
26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와 시킹알파 등에 따르면 웰스파고는 지난 월요일 투자 노트에서 미 주식 시장이 그저 그런 경제 지표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랠리를 지속하는 등 증시와 경제 간 괴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망 컨센서스 대비 지표 발표의 종합적인 수준을 추적하는 블룸버그 미국 경제 서프라이즈 지수는 11월 중순 0.21로 정점을 찍은 후 현재는 0 바로 위에 머물고 있다. +1에서 -1 사이의 범위를 갖는 이 지수는 0 미만이 되면 기대 이하의 지표 발표가 많아진다는 뜻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가 거래 중인 가운데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기자회견 화면이 보인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웰스파고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 사미르 사마나는 "선거 이후 주식에 대한 과도한 긍정적 포지셔닝으로 인해 투자자들은 밝은 미래 전망만 바라본 채 현재의 실망스러운 데이터는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이러한 괴리는 해소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단기 조정이 나타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기술적으로도 주식 시장은 '과매수 영역'인 만큼 투자자들이 단기 조정의 의미하는 '행오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게 사마나 주장이다.
사마나는 "역사적으로 볼 때 높은 시장 기대치가 정책 입안 및 입법이란 현실 벽에 부딪히면서 (도널드 트럼프) 취임 후 시장이 환멸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웰스파고는 단기적으로 S&P500지수가 최근 고점인 6090에서 상단 저항선을 만날 수 있고, 만약 지수가 하락 추세를 보일 경우 200일 이동평균선인 5515 수준에서 지지를 찾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종가인 6037.59 대비 9% 가까이 하락한 수준이다.
앞서 웰스파고는 내년 말 S&P500 전망치를 7007로 제시, 오펜하이머의 7100 다음으로 강력한 낙관론을 제시한 바 있다. 올 연말 전망치도 6500~6700으로 추가 상승을 점치는 상황이다.
S&P500 지수의 급격한 상승을 고려할 때 시장의 잠재적 하락 가능성을 경고하는 IB들도 점차 늘고 있다.
BCA 리서치는 역사적으로 높은 주가와 미국 경제의 잠재적 약세로 인해 내년 초 주식 시장이 약세장에 빠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몇 년간 미국의 경기 침체를 경고해 온 유럽의 소시에테 제네랄은 노동 시장의 약세를 증거로 들며 미국 기업들의 이익을 압박하는 경기 하강이 여전히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