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어차피 답은 트럼프 트레이드"…증시·달러·비트코인 '강세' 기대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총격 암살 시도가 미국 정치권은 물론 전 세계를 뒤흔든 가운데, 미국 금융시장은 지난 대선 토론 이후 뚜렷해진 '트럼프 트레이드'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비교적 침착한 분위기를 연출 중이다.
14일(현지시각) 마켓워치와 로이터통신 등이 전한 전문가들 의견을 종합하면 이번 피격 사건 이후에도 트럼프의 대통령 재집권 가능성을 염두에 둔 이전과 같은 거래 흐름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별로는 주식 시장과 달러화, 비트코인의 강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다만 피격 이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날 경우에는 채권과 금 수요가 늘어날 수 있으나 단기 움직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27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토론 이후 이미 트럼프 승리를 가정한 '트럼프 트레이드'가 대세로 자리 잡은 만큼 이번 사건으로 인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입장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야외 유세 도중 총격을 당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루이스트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 키스 러너는 "끔찍한 이벤트가 발생했지만 순전히 시장 관점에서는 단기적으로 극적인 영향을 줄 만한 이벤트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포드햄 글로벌 포사이트의 설립자 티나 포드햄도 금융 시장이 즉각적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에서 트럼프 승리에 대한 합의가 가속화될 것"으로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재집권 시 예상되는 감세나 완화적 금융 여건 조성이 주식 시장에 호재가 되고, 인플레이션 리스크나 정치적 불확실성 증대는 안전 자산인 달러 가치를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15일 오전 아시아 외환 시장서 달러화는 엔화와 유로화 대비 소폭 강세를 연출 중이다.
S&P500지수는 이미 지난 3월 이후로는 예측 시장과 여론 조사에 나타난 트럼프 당선 가능성과 더 밀접한 상관 관계를 보이고 있으며, 바이든과의 토론 이후 증시 랠리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채권 시장의 경우 트럼프 재선은 일드커브 스티프닝을 초래할 것이란 관측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반이민 정책이 재개되면서 실물경기가 둔화, 연준의 금리 인하와 단기물 국채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지는 한편, 인플레이션 리스크 고조와 국채 발행 증가는 장기물 수익률을 끌어올릴 것이란 분석이다.
마켓워치는 이번 사건이 안전 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면 국채나 금으로 자금 이동이 나타날 수는 있으나 단기적 움직임에 그칠 것으로 봤다.
언리미티드펀즈 CIO 밥 엘리엇은 자신의 엑스에 "트럼프 당선 가능성 고조는 채권이나 금보다는 주식시장과 비트코인, 미국 달러에 긍정적"이라면서 (피격 이후) 트럼프 당선 및 공화당의 상, 하원 장악 가능성이 5~10% 정도 커졌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은 한국시간 기준 15일 오전 10시 48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2.65% 오른 6만1279달러를 지나고 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수석 전략가 스티브 소스닉은 "주식 트레이더들은 기업 매출이나 실적, 현금 흐름에 애매한 영향을 줄 이벤트는 시장 가격에 잘 반영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피격 사건이 그러한 이벤트 범주에 속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증시에 미칠 정치적 리스크 충격은 미미할 것이란 판단이다.
탈바켄 캐피털 어드바이저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퍼브스는 트럼프가 확실한 승기를잡으면 일부 트럼프 수혜주들의 추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업 규제 완화를 지지하는 트럼프의 재선이 에너지, 금융, 제조업, 첨단기술 등 특정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 중이다. 반면 환경 보호와 같은 사회적 규제의 완화는 친환경 기업에는 악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