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나토 정상회의 이후 바이든 거취 결정"...배우 클루니도 사퇴 요구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마친뒤 대선 후보 거취에 대해 결정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팰로시 전 원내대표가 민주당의 거물 정치인으로서, 오랜기간 바이든 대통령의 강력한 우군이자 킹 메이커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날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
펠로시 전 원내대표는 10일(현지시간)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는 민주당 의원 등에게 나토 정상회의가 끝날 때까지는 기다려보자고 설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나는 모두에게 말했다...일단 (사퇴 논의를) 보류해두자, 이번주 있는 일을 보기 전까지 그런 논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을 만나는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오른쪽). [사진=로이터 뉴스핌] |
펠로시 전 원내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나토 창설 75주년 기념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강력히 비판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입장을 밝힌 것에대해 '훌륭한 연설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대선 완주 여부는 바이든 대통령이 스스로 결정해야할 사항이라면서 결단을 촉구했다.
펠로시 전 원내대표는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그가 결정을 내려줄 것을 바라고 있다"면서 "그는 사랑스럽고 존경받고 있으며, 사람들은 그가 거취에 대해 결정을 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펠로시는 바이든 대통령이 거취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를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로이터 통신 등은 바이든의 '강력한 동맹'이었던 펠로시 전 원내대표가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계속 남아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을 적극 지지자로 최근까지 선거 자금 모금 활동까지 벌였던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는 대선 후보 사퇴를 직접 요구했다.
그는 이날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4년간 마주한 전투에서 여러 번 이겼지만, 그가 이길 수 없는 전투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우리 누구도 (시간을) 이길 수 없다"며 대선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클루니는 이와함께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자신이 불과 3주전에 정치 자금 모금 행사를 가졌지만, "바이든은 이미 2010년이나, 2020년의 그가 아니었고 지난 TV 대선 토론에서의 모습이었다"고 털어놓았다.
클루니는 이밖에 "우리는 이(바이든) 대통령으로 11월(선거)에 이기지 못할 것이다. 더구나 우리는 하원도 이기지 못하고, 상원도 질 것"이라면서 "이는 나만의 견해가 아니라 내가 사적으로 얘기를 나눈 모든 하원과 상원 의원, 주지사들의 의견"이라고 주장했다.
이와관련, 워싱턴 정가는 오는 11일 나토 정상회의 행사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와 양자 안보 협정을 체결한 나토 동맹국 및 파트너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정상회담을 개최한 뒤 이번 나토 정상회의의 대미를 장식할 기자회견도 가질 예정이다.
미국 민주당 상하원 의원들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유지 문제와 관련해 긴급 회동을 가진 뒤 사퇴 문제를 공개 요구하지 않는 쪽을 일단 가닥을 잡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완주 의지를 강력히 밝히고 있고, 30여개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나토 정상회의가 개최 되는 마당에 내홍을 조장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이후에도 자신에 대한 지지층의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하면, 후보 교체론은 다시 걷잡을 수 없이 분출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다음달 19~22일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대선 후보를 최종 선출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후보 선출을 위한 대의원을 확보한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다른 인물로 대선 후보를 교체하려면 전당대회 이전에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