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ADAS 원조 모빌아이 ① '압도적 1위' 자율 주행 실력자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로보택시 시장의 성장이 속도를 내면서 이스라엘의 모빌아이 글로벌(MBLY)에 월가의 조명이 집중됐다.
세계 최초로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개발, 자율 주행 기술을 선도하는 업체가 로보택시 시장의 성장에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일단 봉합되자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되는 업체의 주가는 최근 3거래일 사이에만 20% 가까이 치솟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상황이 업체의 실적과 주가에 작지 않은 변수지만 펀더멘털을 보고 매입할 것을 추천한다.
1999년 히브리 대학교의 교수 암논 샤슈아(Amnon Shashua)가 설립한 모빌아이는 ADAS와 컴퓨터 칩, 소프트웨어, 카메라 등 자율 주행에 필요한 기술과 하드웨어를 개발한다.
업체는 2004년 첫 리서치 센터를 건립한 뒤 2008년 1세대 아이큐원(EyeQ1) 프로세서를 출시해 독일 BMW7 시리즈를 포함한 다섯 종의 글로벌 메이저 자동차에 공급했다. 이후 2010년과 2014년, 2018년 업그레이드 된 칩을 출시했다.
아이큐(EyeQ) 칩에 이어 모빌아이는 다양한 첨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연이어 개발해냈다. 실시간 차량 데이터를 활용해 3D 지도를 제작하는 솔루션인 REM(Road Experience Management)와 자율주행차의 안전 운행을 위한 수학적 모델인 RSS(책임 민감 안전 모델), 카메라와 라이다, 레이더 등 여러 센서의 데이터 통합으로 안전성을 강화한 트루 리던던시(True Redundancy)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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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아이 아이큐 칩 [자료=업체 제공] |
11대의 카메라로 작동하는 핸즈오프 시스템인 슈퍼비전(SuperVision)과 레벨 4 자율 주행 시스템인 모빌아이 드라이브(Mobileye Drive), 고속도로 완전 자율주행(핸즈 오프/아이즈 오프) 시스템 모빌아이 쇼퍼(Mobileye Chauffeur) 역시 업체의 기술적 강점이 응집된 제품들이다.
2014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해 8억9000만달러의 자본을 조달했던 모빌아이는 2017년 인텔에 153억달러에 인수됐는데, 이는 당시 이스라엘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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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아이 [사진=블룸버그] |
2022년 10월 업체는 나스닥 시장에 종목코드 'MBLY'로 다시 상장했지만 인텔이 여전히 88%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다. 모빌아이는 법적으로 독립된 기업이지만 인텔이 경영권을 행사하는 구조다.
자율 주행 시대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성과를 내면서 모빌아이는 전세계 주요국으로 시장 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업체는 2025년 기준 미국 뉴욕과 중국 상하이, 일본 도쿄, 독일 뒤셀도르프에 영업 및 마케팅 사무소를 두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저들과 파트너십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 2018년 업체는 독일 폭스바겐과 이스라엘에서 서비스로의 모빌리티(MaaS, Mobility-as-a-Service) 상업화에 나설 계획을 세웠으나 추진이 지연되면서 2020년 중국의 니오 전기차를 대상으로 로보택시 시험에 나섰다. 그리고 2021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쇼에서 로보택시를 선보이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앞서 2020년 1월 모빌리티는 예루살렘에서 카메라만 장착한 자율주행차를 공개했고, 이후 뮌헨과 뉴욕에서도 차량 시험을 실시했다.
모빌아이는 제너럴 모터스(GM) 캐딜락 STS와 DTS 차량, BMW 5-6 시리즈 차량에 차선이탈경고(LDW) 기능을 적용한 모델을 출시했고, 앞서 2016년에는 자동차 부품 업체 델파이와 자율 주행 시스템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2017년 초 BMW와 협력해 2018년 출시 차량에 모빌아이 기술을 통합하기로 했고, 2018년 BMW와 닛산, 폭스바겐과 파트너십을 발표한 데 이어 2019년 중국 및 그 밖에 주요 시장의 소비자용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니오와 협력하기로 했다.
이어 2020년 7월에는 포드와 계약을 맺고 포트의 전세계 차량 라인업에 아이큐(EyeQ) 기반의 카메라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기로 했고, 2021년 트랜스데브 ATS, 로브 그룹과 자율주행 셔틀 개발 및 배치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다수의 기업들과 손잡고 시장 영역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일본 자동차 업체 토요타와 독일 부품 업체 ZF, 인도 마힌드라, 독일 포르셰도 모빌아이와 파트너 및 협력 업체들이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일찍이 2015년 모빌아이의 기술을 모델 S에 탑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지만 2016년 자율 주행 모델 S의 대형 사고가 공론화되면서 파트너십이 종료됐다.
모빌아이의 수익 구조는 하드웨어 제품 판매와 서비스 제공 등 크게 두 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업체는 2024년 17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렸는데 이 중 ADAS 칩, 즉 아이큐(EyeQ) 시리즈와 자율주행 시스템 판매액이 14억4500만달러로 전체 매출액의 85%의 비중을 차지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맵 데이터 서비스(REM) 등 서비스 부문에서 창출한 매출액은 2억5500만러로 15%의 비중을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북미 지역의 매출 비중이 44%로 가장 높았고, 유럽과 아시아 지역이 각각 30%와 26%를 차지했다.
모빌아이의 아이큐(EyeQ) 칩은 전세계 1억7000만대 차량에 장착된 것으로 파악됐다. 업체는 전세계 ADAS 시장에서 70%에 달하는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리서치 업체 가이드하우스 인사이츠와 ABI 리서치 평가에서는 자율 주행 부문 1위로 평가받기도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실시간 맵핑 기술인 REM과 다중 센서 통합 기술인 트루 리던던시가 업체의 핵심 기술로, 차별화의 비결이라고 판단한다.
쟁쟁한 기업들이 자율 주행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모빌아이의 중장기 성장을 위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호라이즌 로보틱스의 경우 중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어 글로벌 파트너십이 부족한 실정이고, 보쉬와 콘티넨탈은 독일 자동차 업체들과 강력한 협력 관계를 구축했지만 ADAS 기술력에서 모빌아이에 뒤쳐진다는 평가다.
테슬라는 종합 전기차 플랫폼을 구축한 데 이어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서 로보택시를 공식 출범시키고 시험 운행에 나섰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카메라 기반의 기술에 대한 한계를 지적한다. 이 밖에 스트래드비전은 저전력 인공지능(AI) 비전 솔루션에서 경쟁력을 지니고 있지만 생태계 규모 측면에서 모빌아이에 열세라는 지적이다.
모빌아이는 2025년 폭스바겐 및 윌러와 협력하며 로보택시 시장 진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인텔의 모빌리티 플랫폼 무빗(Moovit) 인수로 MaaS 사업을 강화하는 효과를 볼 전망이다.
월가는 모빌아이가 기술 리더십을 축으로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지녔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특히 2024년 출시된 아이큐(EyeQ) 6 칩의 공급 확대로 향후 2~3년 강한 매출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다.
다만, 테슬라의 FSD(완전자율주행) 기술과 중국 기업들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이 모빌아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