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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타격] 이란 'NPT 탈퇴' 카드 꺼낼까...."핵 확산의 시대로 전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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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이후 이란 당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할 가능성을 직접 언급, 핵무기 개발과 확산 억제를 둘러싼 국제질서가 흔들릴 위험에 놓였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이란은 자국의 평화적 핵 이용권을 보장하지 못한 해당 조약에 대해 "존재적 회의"를 제기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역시 이란을 시작으로 자칫 현존하는 핵 비확산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를 보냈다.

◆ 이란의 NPT 무용론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수도 이스탄불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란 핵 시설을 겨냥한 미국의 공격은 "모든 레드라인(redline·한계선)을 넘었다"라며 "이는 유엔 헌장과 국제법의 근본 원칙에 대한 터무니없고 심각하며 전례 없는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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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기자회견하는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란은 그동안 평화적인 용도로 핵 시설을 운용했지만 NPT는 정작 이란을 보호하지 못한다고도 항변했다. 그는 "평화적 핵 에너지를 추구하는 국가들이 왜 이 조약에 의존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란 입장에선 NPT 의무를 다했지만 마땅한 권리를 침해당한 현상에 대한 분노 표출이다. 이란 의회가 NPT 탈퇴를 위한 법안을 준비 중이란 소식도 최근 전해지면서,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 "사다리 걷어차기"

NPT는 1968년 유엔 총회에서 핵 통제 기본법으로 채택돼 1970년 발효된 다자간 조약으로, 핵무기 보유국 확대를 방지하고, 평화적 핵이용 권리를 보장하며, 군축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결됐다.

기존 5개국(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 외에는 핵무기 개발ㆍ보유 금지를 못 박았다. NPT 체제 바깥에 있어 IAEA의 감시와 통제를 받지 않는 '사실상 핵보유국' 4개국은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 북한 등이다.

NPT는 명목상 핵 확산을 막아 평화를 지키기 위한 체제이지만, 실은 '자기네들만 핵을 보유하려는' 강대국들의 견제 시스템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이스라엘의 경우 1950년대 비밀리에 핵개발을 시작해 1960년대에 핵탄두를 보유했고, 1986년 뒤늦게 이스라엘 핵과학자의 폭로로 세상에 드러났지만 미국이나 서방의 제재를 받지 않아 이례적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이란의 경우 NPT 가입국이지만 우라늄 농축 권리조차 질타받고 있다는 게 이란의 주장이다. 원자력 등 민간용 평화적 사용을 위한 우라늄 저농도 농축은 NPT 조약에도 명시된 권리이나, 미국과 서방 기관은 이란이 핵 무기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판단, 경제 제재를 가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새벽 이란 핵 시설 세 곳(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에 정밀 공격을 결정한 것도 이란이 조만간 핵 무기를 만들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인데, 이는 미 정보기관의 평가와 다르다.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올해 3월 의회 보고서에서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 중이지만, 핵무기를 개발 중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이란이 당장 핵 무기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정보는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을 결단한 것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강경한 입장에 과도하게 끌려간 결과가 아니겠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 IAEA 총장 "핵확산의 시대로 전환될 위험"

같은 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 회의에 참석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외교적 해결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그 기회가 닫힌다면 폭력과 파괴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 핵 비확산 체제가 무너지고 붕괴될 수 있다"면서 이란 내 사찰 재개를 위한 즉각적인 휴전과 국제사회 개입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실제로 NPT를 탈퇴할 경우, 중동 지역 내 핵 도미노 현상과 비공식 핵무장 확대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튀르키예가 이란의 NPT 탈퇴나 핵무장 시도를 보고 뒤따를 가능성은 오랜 기간 서방 안보 전문가들과 국제기구들이 경고해온 핵 도미노 시나리오다.

미·중·러 3국 중심의 '핵 경쟁 시대'를 공식화하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스웨덴 싱크탱크인 스톡홀룸국제평화연구소(SIPRI) 매년 연례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핵탄두 보유량을 발표하는데, 지난 15일 발행한 연감에서 "9개 핵무장국 거의 모두가 기존 무기를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운 버전을 추가하는 등 집중적으로 핵현대화 프로그램을 이어갔다"고 알렸다.

국가별로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한 핵탄두 수는 각각 5177개, 5459개로 전체의 90% 정도 차지했다. 중국(600개), 프랑스(290개), 영국(225개), 인도(180개), 파키스탄(170개), 이스라엘(90개) 순이다. 북한은 50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했다.

SIPRI는 "이처럼 감축 속도가 느려지고 새 핵무기 배체가 가속화한다면 (냉전 종식후 이어져 온 세계 핵탄두수 감소) 추세가 향후 몇 년 안에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며 핵무기 감축 시대가 조만간 끝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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