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주간 프리뷰] ①"포지션은 이미 벙커 속 은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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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에 가세하면서 중동발 긴장이 한층 격화한 가운데 월가에서는 여전히 주식시장의 '차분한 반응'을 예상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미 기관투자자 포지션이 크게 줄어 시세 변동의 '격렬함'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정치적 제약으로 인한 '점진적 수습' 가능성도 거론된다. 물론 '안일함'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이미 벙커 은둔"
JP모간·골드만삭스·도이체방크 조사에 따르면 기관투자자 포지션의 대폭 축소는 중동발 패닉성 매도 가능성이 제한적임을 시사하고 있다. JP모간의 고객 헤지펀드 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순포지션(매수-매도) 현황은 지난 1년 기준 백분위로 따졌을 때 하위 26% 것으로 파악됐다. 단순히 표현하면 기관투자자들의 주식 보유 규모가 많지않아 급락 시 추가 매도 물량이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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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통신] |
도이체방크와 골드만삭스의 통계도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도이체방크의 종합 주식 포지셔닝 지표는 하위 20%로 조사됐고 시스템펀드는 하위 24%로 파악됐다. 또 골드만삭스가 집계한 헤지펀드들의 순레버리지는 최근 계속 하락해 작년 여름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 됐다고 한다. 관련 통계에서 정의된 순레버리지는 매수 포지션에서 매도 포지션을 뺀 값이다.
심리지표에서도 기관투자자들의 주식 보유 의향은 크게 위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도이체방크의 기관투자자 대상 설문에 따르면 강세 전망에서 약세 전망을 뺸 값의 비율은 하위 21%라고 한다. 최근 주식시장의 가파른 반등에 따른 과열 경계감과 정책금리 및 통상정책 전망의 불확실성 판단으로 인해 강세 전망을 거둬들인 결과다.
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헤지펀드나 시스템펀드가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이들은 이른바 '마진 거래'를 축으로 대형 거래를 실시간 전환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시세 변동의 증폭기 역할을 한다. 이들의 포지션 감소는 연쇄적인 매도 위험이 그만큼 덜해졌다는 의미도 된다. 펀드들의 투자 동태를 두고 '포지션은 이미 벙커로 숨었다'는 표현이 나온다.
◆'TACO' 경험칙
기관투자자 중심의 레버리지 포지션 축소 외에도 비교적 차분한 반응 전망이 나오는 것은 중동 갈등은 언제나 일시적이었다는 학습효과가 있다. 웨드부시에 따르면 2019년 이라크 침공과 2019년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 등 과거 중동 긴장 고조 시기에 S&P500 시세는 첫 3주간 평균 0.3% 하락했다가 2개월 뒤에는 평균 2.3%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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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통신] |
블룸버그통신이 인용한 JP모간의 분석에 따르면 트레이더 사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서 정책 등에서의 외부 충격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기대가 더 강화됐다고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위협 후 협상', '엄포 뒤 꼬리 내리기(TACO; Trump Always Chickens Out)' 패턴에서 비롯되는 정책 '유턴'이 잦다는 게 학습됐고 이번 역시 유사 경로를 따를 것이라는 전망인 셈이다.
삭소마켓츠의 차루 차나나 전략가는 "일부 시장 참가자가 갈등 악화에 대비해왔기 때문에 낙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며 "펀드매니저들이 주식 보유량을 줄였고 더는 주식은 과매수 상태가 아니며 헤지 수요가 증가했다는 것은 급격한 매도가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라고 했다. UBS의 엔티 추발리 전략가는 "주식시장이 반응 정도는 온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②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