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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타격] 이란 칼끝 '호르무즈' 향하나...원유 혈관 막힐까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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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미국이 이란의 핵 시설을 정밀 타격하면서 중동 정세가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란은 곧바로 보복을 경고했고,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

세계 원유 물류의 핵심 동맥이기도 한 이 해협이 실제 봉쇄된다면 그 여파는 단순한 유가 상승을 넘어 세계경제 전체를 흔들 위기로 번질 수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는 에너지 안보를 둘러싼 무력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의 '목줄'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30%에 해당하는 하루 2000만 배럴의 원유가 이곳을 통과한다. 전 세계 원유 공급의 '혈관'으로 불린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 중동 산유국들의 수출 루트가 사실상 이 해협에 의존하고 있다.

이란은 해협 북쪽에 접한 지정학적 위치를 무기로 삼아 해협 봉쇄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시사해 왔다. 실제 봉쇄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란이 무력 시위나 위협 수위를 높이면 세계 원유 공급망이 즉각 반응한다.

이란은 과거 미국과의 긴장 국면에서도 반복적으로 해협 봉쇄를 위협해왔으며, 물리적 봉쇄보다는 위협만으로도 국제 유가를 자극할 수 있는 전략적 무기로 간주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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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해협 부근 오만해에서 공격을 당한 유조선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란의 위협, 말뿐일까...실행력은 충분

이란 혁명수비대는 최근 성명에서 "미국과 그 동맹은 모두 우리 반격의 대상"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 손안에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위협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는, 이란이 실제로 해협 마비를 유도할 수 있는 실질적 전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해상 지뢰 매설 ▲고속정 기습 공격 ▲무인기(드론) 활용 ▲기뢰 격발용 잠수정 등 비대칭 전력에 능하다. 특히 군사 충돌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유조선 피격이나 드론 비행만으로도 보험료가 폭등하고, 해운이 위축된다.

실제로 2019년,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을 억류하고, 영국 유조선 피격을 유도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해협을 봉쇄하지 않더라도, 해상 위험을 고조시키는 것만으로도 실질적인 반(半)봉쇄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만큼 해협은 군사적 충돌이 아닌, 경제적 타격을 위한 지정학 무기로 활용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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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톨라 알리 하마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봉쇄 땐 유가 130달러·공급망 마비 현실화

이란이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군사적 충돌로 유조선 운항이 중단되는 상황이 현실화될 경우, 국제 유가는 단기간에 120~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유가 상승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라는 이중 위기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해협이 마비되면 하루 2000만 배럴 이상이 차단되고, 시장은 공급 불안에 과민하게 반응할 것"이라며 "아시아 원유 순수입국의 타격이 특히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은 전체 원유 수입의 70% 이상을, 일본은 90% 가까이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들 원유는 모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특히 한국 등 亞 원유 순수입국의 경우 에너지 가격 급등 시 수입 부담이 급증하고, 이에 따라 무역수지 악화는 물론 국내 물가 상승 압력에도 직면한다. 외환시장에서는 이 같은 유가 급등 시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 약세로 전환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유가 상승과 통화 약세가 맞물리는 이중고가 현실화되면,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비용 증가와 환율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다. 이는 기업의 원가 부담과 가계의 실질 구매력 하락으로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

물류 차질 외에도 ▲해상 위험 보험료 급등 ▲운임 상승 ▲수입 지연 등 부대비용이 늘어나며, 정유업체 수익성 악화는 물론 국내 소비자 물가에도 직접적인 압력이 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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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이스라엘 국기를 배경으로 서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모형 일러스트. [사진=로이터 뉴스핌]

◆ '봉쇄의 기억'...호르무즈 위기는 반복된다

미국은 해협의 항행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5함대를 바레인에 상시 주둔시키고 있으며, 필요 시 해상 호위 연합체 구성도 검토 중이다. 과거에도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은 유조선 보호 작전을 시행한 바 있다. 한국과 일본 역시 자체 해상 초계 강화 방안을 점검하고 있다.

하지만 이란이 전면 봉쇄를 감행할 경우, 단기간 내 공급선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정유업계의 설명이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비상 상황에서 회원국 비축유 방출을 조율할 수 있지만, 물리적 봉쇄가 지속될 경우 대응 여력은 제한적이다. 특히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들이 빠른 증산에 나설 가능성도 낮아, 공급 부족에 따른 시장 불안정성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위협은 처음이 아니다. 이란은 1980년대 이라크와의 전쟁 중 '탱커 전쟁'이라 불리는 해상 충돌을 벌였고, 2011년에는 미국의 제재에 반발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공개 경고한 바 있다. 2019년에도 유조선 피격, 드론 격추, 선박 억류 등 일련의 사건이 이어졌다.

공통점은 단 하나다. 호르무즈 해협은 항상 세계 원유 시장의 '불안의 진원지'였고, 봉쇄 가능성만으로도 국제경제가 흔들린다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단순한 해상 경로가 아니다. 지정학의 도화선이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동맥이자,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실물 경제로 번지는 통로다. 이란의 선택이 해협 봉쇄로 이어질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지만, 지금도 시장과 경제는 그 그림자에 반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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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이란 병사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순찰하고 있는 모습 [사진=신화사 뉴스핌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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