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유가] 안전자산 이탈에 금 한 달래 최저…유가도 재고 증가에 하락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중 무역 갈등 완화로 인한 위험자산 선호 심리 확산 속에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에서 이탈하면서 14일(현지시간) 금 가격이 한 달여 만에 최저치로 내려왔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6월물은 장중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1.8% 하락한 3188.3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은 장 초반 3174.62달러까지 밀렸다가 한국시간 기준 15일 오전 2시 55분 전날보다 2% 내린 3181.62달러로 4월 11일 이후 최저치를 가리켰다.
독립 금속 트레이더 타이 왕은 "미중 간 관세가 대폭 인하되면서 촉발된 글로벌 안도 랠리가 금 가격의 기술적 지지선을 무너뜨리는 조정을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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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 [사진=블룸버그통신]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무역 합의의 세부 사항에 대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직접 협상할 수도 있다고 밝혔으며, 인도·일본·한국과도 "잠재적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씨티인덱스 시장 분석가 파와드 라자크자다는 "장기적으로는 금이 여전히 강세 추세이지만, 향후 며칠 동안 약세 흐름이 계속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면서 "첫번째 지지선은 온스당 3136달러이며, 그다음은 3073달러,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심리적 지지선은 3000달러"라고 강조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현지시간으로 15일 발표될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를 대기 중이다.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보다 낮았던 만큼, 이번 PPI 지표로 연방준비제도(Fed)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단서를 찾을 예정이다.
유가는 재고 증가 소식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장보다 52센트(0.82%) 내린 배럴당 63.15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7월물은 54센트(0.81%) 하락한 66.09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정보청(EIA)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350만 배럴 증가해 총 4억 4180만 배럴에 달했다. 이는 로이터가 실시한 전문가 설문에서 예상한 110만 배럴 감소와는 정반대의 결과다. EIA는 지난주 미국 원유 순수입이 하루 42만 2000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석유협회(API)도 전날 발표한 자체 자료에서 지난주 원유 재고가 43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UBS의 애널리스트 지오반니 스타우노보는 이날 유가 하락과 관련해 "API 수치에서 드러난 원유 재고 증가가 분명히 악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동맹 산유국들의 연합체인 OPEC+는 최근 시장에 원유 공급을 늘려오고 있다. 하지만 OPEC은 이날 미국을 비롯한 OPEC+ 외 국가들의 올해 원유 공급 증가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미즈호 증권의 에너지 선물 부문 책임자인 밥 야우거는 "수요 전망은 그대로인데, 공급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며 "결국 어느 시점에서는 공급이 수요를 압도해 시장을 더욱 끌어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미국 달러가 소폭 반등한 점도 유가에 부담을 줬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달러로 거래되는 원유가 다른 통화를 가진 투자자들에게 더 비싸지기 때문에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