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외환] 美·英 무역협정에 국채 금리 급등…'위험선호'에 달러화·비트코인 강세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과 영국 간 포괄적 무역협정 체결 소식에 8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금리가 일제히 급등했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으로 발길을 돌리며 채권 매도세가 강해진 가운데,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미·영 무역협정은 자동차, 철강, 에탄올 등 광범위한 분야에 대한 관세 인하와 농산물 시장 개방 등을 포함한 '첫 성과물'로 평가받는다.
존 벨리스 BNY 아메리카 매크로 전략가는 "이번 합의가 새로운 일련의 협정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관세 우려가 잦아들면 미 연준(Fed)의 금리 인하 필요성도 줄어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국채 시장에서는 2년물 수익률이 3.907%로 3주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10년물 수익률도 4.384%로 2주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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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 10년물 금리, 자료=야후 파이낸스, [email protected] |
다만 오후 실시된 30년물 국채 입찰은 부진한 수요 속 마무리 됐다. 이날 실시된 25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 입찰에서 발행 수익률이 4.819%로 발행 전 거래(When-Issued trading) 수익률을 웃돌았다. 이는 시장 예상보다 수익률이 높게 결정됐다는 의미다.
응찰률도 2.31배로 이전 6개월 평균치 2.39배에도 못 미쳤다. 해외투자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 낙찰률도 58.9%로 2019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날 발표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1만3000건 감소한 22만8000건으로 집계됐으나, 채권 시장 반응은 미미했다. 비농업 생산성은 1분기 -0.8%로 2022년 2분기 이후 첫 하락을 기록하며 노동시장 둔화 신호를 던졌다.
◆ 美·英 무역협정에 국채 금리 급등…미 달러화·암호화폐 강세
외환시장에서도 무역협정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안전자산 회피 심리가 완화되며 달러화가 급등했다.
주요 6개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지수는 0.41% 상승한 100.31로 4월 1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 대비 달러는 146.17엔으로 4주래 최고치를 경신했고, 스위스프랑 대비로도 1.07% 오른 0.8323프랑을 나타냈다.
영국 파운드화는 이날 영란은행(BoE)의 기준금리 0.25%p 인하 결정 이후 한때 상승했지만, 통화정책위원회(MPC)의 이례적인 표결 분열과 미국발 강달러 흐름에 밀려 0.37% 하락한 1.3241달러에 거래됐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4.68%, 이더리움이 16.29% 상승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정을 "미국의 관세 전략의 전환점"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주말 스위스에서 미·중 고위급 협상이 열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시장은 이번 미·영 협정이 향후 다른 국가들과의 무역협정의 '청사진'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