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세 전쟁에 시장 개방…한한령도 부분 해제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우리나라의 가수가 9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에서 정식 단독 콘서트를 진행한다.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부분적으로 해제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30일 외교가에 따르면 중국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시 문화여유국은 지난 25일 한국 8인조 보이 그룹 이펙스(EPEX)의 다음 달 31일 현지 단독 콘서트를 정식으로 허가했다.
푸저우시 문화여유국은 이펙스에 정식 상업공연(營業性演出) 허가를 발급했다. 한국의 가수에 중국 내 상업공연 허가가 발급된 것은 2016년 이후 9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공연 장소는 푸저우시 다쉐청(大學城) 문화예술센터로 1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대규모 공연장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지만 중국 정부로부터 정식 공연 허가가 발급됐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지난 12일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진행됐던 우리나라의 3인조 래퍼 '호미들'의 공연은 관객 수 800명 미만의 소규모 공연이었으며, 정식 공연 허가가 아닌 문화 교류 허가로 행사가 진행됐었다.
중국은 주한 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에 반발해 2016년 하반기부터 한국 음악·드라마·영화 등을 제한하는 '비공식적 보복 조치' 한한령을 적용해왔고, 이후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의 중국 공연은 허가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중국은 높은 수준의 시장 개방을 지속 천명하고 있다. 문화산업에서도 개방의 폭이 높아지면서 한한령에도 숨통이 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번 이펙스의 공연 허가는 관객 수 1100명의 중소형 콘서트장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만큼 한한령 전면 해제의 신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 현지 문화산업 관계자는 "이펙스가 공연 허가를 취득한 것은 우리나라 문화계로서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면서도 "우리나라 가수의 대규모 공연이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양국의 정치적인 협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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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펙스 중국 푸저우 공연 포스터[사진=C9엔터테인먼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