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월 민간일자리 7.7만개 증가...'예상 대폭 하회'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지난달 미국의 민간 부문 고용 건수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하며 미 경제 침체 우려를 키웠다.
5일(현지 시간)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전미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2월 미국의 민간 기업 고용은 7만 7000건 증가했다. 1월 18만 6000건(수정치)에서 크게 둔화한 것으로 2월 고용이 14만 건 늘어날 것이라는 월가 예상의 절반에 그쳤다.
당초 18만 3000건 증가로 집계됐던 1월 수치는 18만 6000건으로 상향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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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당의 구인 공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ADP의 수석 경제학자인 넬라 리처드슨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과 소비자 지출 둔화가 해고나 고용 둔화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데이터와 최근의 다른 지표들은 고용주들이 다가오는 경제 상황을 평가하면서 채용을 주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최근 몇 주 동안 발표된 여러 지표에 따르면 미국의 소비 지출, 소매 판매, 제조업 활동, 건설 지출이 둔화하고 있으며, 주택 시장 활동도 침체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추정하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now)' 모델은 최근 올해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전기대비 연율 환산 기준 -2.8%로 지난달 말의 -1.5%에서 추가로 하향 조정했다.
이제 시장에서는 고용과 관련해 이틀 뒤인 7일 미 노동부가 발표하는 2월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를 기다리고 있다. ADP가 통상 고용 보고서 발표에 앞서 나와 선행 지표로 인식되지만, 항상 결과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1월 비농업 부문의 고용은 14만 3000건 증가하며 12월 수치(30만 3000건)이나 월가 전망치(16만 9000건)도 대폭 밑돌았다. 다만 고용 감소에도 실업률은 1월 4.0%로 12월에 비해 0.1%포인트 하락했다.
로이터 사전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2월 비농업 고용이 16만 건 증가했으며, 실업률은 4.0%로 변함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정부 효율부가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비롯한 일부 정부 부처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을 대거 해고했으나, 2월 비농업 고용 조사 주간이 끝난 후 이뤄진 것이어서 2월 수치에는 반영되지 않을 전망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를 기다리던 시장에서는 한동안 '배드 뉴스 이즈 굿 뉴스' 장세가 펼쳐지기도 했으나 미 경제의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은 이제 배드 뉴스를 배드 뉴스로 받아들이고 있어 기대를 대폭 하회하는 고용 수치가 나올 경우 시장의 불안감이 한층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