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혼다와의 경영통합 13일 최종 결정...결렬 가능성 커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닛산자동차가 5일 열린 이사회에서 혼다와의 경영통합 협상을 백지화하기로 결정했다.
혼다가 제안한 닛산의 자회사화 방안에 대한 내부 반발이 강해 합의에 이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닛산은 오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경영통합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일본 2, 3위 자동차 업체의 역사적인 통합은 결렬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아직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NHK는 "닛산은 혼다가 제시한 자회사화 방안에 대해 다음 주까지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며,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혼다와 닛산이) 아직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는 단계로, 이달 중순을 목표로 방향을 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닛산의 결정에 따라 혼다도 이달 중으로 이사회를 열고, 통합 협상의 방향성을 명확히 할 방침이다. 관계자들에게는 닛산이 자회사화 방안을 거부할 경우, 협상을 백지화하는 것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23일 경영통합 기자회견 하는 우치다 마코토 닛산 사장(왼쪽)과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 EV·SDV 등 분야에서는 협력 지속 계획
협상은 백지화됐지만, 닛산은 앞으로도 혼다와 필요한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전기차(EV) 배터리 및 주요 부품의 공통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차세대 자동차 'SDV'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할 예정이다.
혼다와 닛산은 지난해 12월, 2026년 8월에 새로운 지주 회사를 설립하고 양사가 그 산하에 들어가는 형태로 경영 통합을 협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혼다는 당초부터 경영 재건 중인 닛산의 구조조정을 통합의 전제로 삼았다. 지금까지 제시된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혼다는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며, 닛산의 경영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자회사화가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자회사화 방안의 제안을 받은 닛산은 지난 주말 이후 지속적인 논의를 거듭했으나 내부 반발이 거셌고, 5일 이사회에서 통합 협상을 백지화한 후 독자적인 재건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협상이 백지화됨에 따라, 닛산이 단독으로 경영 재건을 완수할 수 있을지가 당면 과제가 됐다.
전 세계적으로 9000명을 감축하는 구조조정 방안은 미국, 태국, 국내 자회사에서의 인원 감축 및 생산 체제 축소로 윤곽이 드러났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불충분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혼다와 닛산의 경영통합 후 닛산이 최대 주주로 있는 미쓰비시자동차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었지만, 철회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