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美, 북한 비핵화 목표 버리고 핵 동결 협상해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칼럼을 통해 미국의 대(對)북한 비핵화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협상을 통해 핵 동결을 이끌어내는 쪽으로 전략을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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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우)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NYT의 안보·외교정책 칼럼니스트 W.J. 헤니건은 29일(현지시간) '미국은 이란과 같은 방식으로 북한을 대할 수 없다'는 제하의 칼럼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급속한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대가로 북한 경제를 마비시킨 제재를 해제하는 외교적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정책 변화는 북한 핵 프로그램으로 가장 직접적인 위협을 받는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반발을 촉발할 것이 거의 확실하지만, "고조되는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접근 방식의 변화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가 수집한 위성사진 자료 등을 토대로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이 28개 지역에 걸쳐 분산 운용되고 있다면서, 지하에도 추가 시설이 있을 것으로 평가되는 바, "현실을 인정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불러내는 것이 북한의 위협을 억제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거듭 분명히 밝혀왔고, 핵 프로그램이 자신의 가문의 권력 유지에 필수적이라고 믿어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대 공화당과 민주당 대통령 모두 지난 25년 동안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추구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을 공식적으로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지만, 미군은 이미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작전훈련을 수립, 훈련하고 있다"며 "더는 비현실적인 비핵화 요구가 외교의 발목을 잡도록 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헤니건은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 광기(insanity)의 정의라면, 미국의 대북 정책은 분명히 그 기준에 부합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정말 잘 지내고 있다"며 "어떤 이들은 갈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하지만, 우리가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해 북한과 협상 재개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