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 최악으로 흐르면 국제유가 150달러 간다"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중동 사태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흐를 경우 올 연말 국제 유가(브렌트 기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ING의 원자재 분석팀이 경고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이어 이란의 미사일 보복 공격이 단행되면서 간밤(현지시간 13일) 7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는 7.62% 급등한 배럴당 72.98달러에, 브렌트 8월물은 7.02% 상승한 74.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WTI는 14% 넘게 치솟아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ING는 현지시간 13일 보고서에서 이란과 이스라엘을 둘러싼 중동 사태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흐를 경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 올 연말 150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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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의 원자재 상품 분석팀은 "이란의 경우 상당한 규모의 원유 생산국으로, 일평균 33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일평균 17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한다"면서 "중동 사태가 더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이란발 원유 공급 차질을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했다.
특히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3분의1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다면 유가는 배럴당 120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부 원유 수송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지만 여전히 일평균 1400만배럴에 달하는 원유 공급이 위험에 처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연말까지 이러한 공급 차질이 지속된다면 브렌트는 지난 2008년 150달러에 육박했던 역대 최고치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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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 유가의 최근 1년 추이. 현지시간 6월13일 브렌트 유가는 200일 이동평균선을 맹렬한 기세로 뚫고 올랐다 [사진=koyfin] |
JP모간의 경우 이번 중동 사태가 발발하기 직전인 지난 12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중동 사태가 최악으로 향하면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 구간으로 급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간이 상정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중동 분쟁 심화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거나 주요 산유국들의 보복조치가 뒤따라 이란의 일평균 원유 생산량 210만배럴(b/d)을 넘어서는 공급 쇼크가 원유 시장에 발생하는 경우다.
이런 심각한 결과가 벌어진다면 "우리는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 범위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JP모건은 설명했다.
다만 JP모간이 12일 보고서에서 밝힌 유가 전망 기본(base) 시나리오는 올 연말까지 유가가 60달러 초중반에서 제한적으로 움직이고 내년에도 60달러에 머무르는 것이다.
이는 종전의 기본 전망치에서 변함이 없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는 경우엔 유가가 기본 전망치의 2배로(120~130달러) 치솟을 것이라고 봤다.
골드만삭스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벌어진 직후 (현지시간 13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양측 충돌이 심화하거나 다른 산유국의 개입을 불러올 경우 국제 유가는 배럴당 90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사태로 이란의 일평균 원유 공급량(골드만은 175만 배럴로 추정)이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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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사진=로이터 뉴스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