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파키스탄 편' 튀르키예 상품·여행 등 '보이콧'..."印·튀르키예 관계 개선 어려워"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 내에서 '반튀르키예'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인도가 파키스탄과 무력 충돌했을 당시 튀르키예가 파키스탄을 지지한 것이 배경이다.
19일(현지 시간) 인도 이코노믹 타임스에 따르면, 1300만 개 소규모 식료품점에 납품하는 전인도 소비재 유통업체 연합(AICPDF)은 성명을 내고 초콜릿과 잼·비스킷·화장품 등 모든 튀르키예산 제품을 무기한 전면 판매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AICPDF는 이번 조치로 약 200억 루피(약 3254억원) 상당의 식품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마트가 최대 주주인 인도 전자상거래업체 플립카트는 튀르키예 브랜드의 의류들을 상품 목록에서 삭제했다. 플립카트는 최근 "인도의 국가 이익과 주권에 대한 연대"의 뜻으로 튀르키예로의 항공편과 호텔·여행 패키지 예약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인도 대기업 릴라이언스의 온라인 패션몰들도 튀르키예 브랜드의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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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다바드 로이터=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4월 28일(현지 시간) 인도 구자라트주(州) 아마다바드에서 파할감 총기 테러 공격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강경 힌두교 우익 단체 비슈와 힌두 파리샤드(VHP, 세계 힌두협회) 등의 활동가들이 테러리스트 형상과 파키스탄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 |
20일(현지 시간) 독일 도이체 벨레(DW)는 인도 여론이 튀르키예의 파키스탄 지지 표명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면서 소셜미디어에서는 '보이콧 튀르키예' 등의 해시태그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반튀르키예 여론이 상품 무역뿐 아니라 관광·교육 분야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 민간항공부는 지난주 "국가 안보"를 이유로 인도 주요 공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튀르키예 항공사 셀레비(Celebi)에 대한 보안 허가를 취소했다.
무를리다르 모홀 민간항공부 차관은 이와 관련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정부가 셀레비 취항을 금지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우리는 이 문제의 심각성과 국가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을 받아들여 요청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뭄바이 소재 인도공과대학(IIT)과 자와할랄 네루 대학·자미아 밀리아 등 유명 대학들은 튀르키예 대학과의 협약을 취소했다.
서아시아 연구 센터의 무다시르 뫄카르 준교수는 "파키스탄에 대한 튀르키예의 입장이 인도에서 높이 평가되지 않는 이유는 튀르키예가 이 문제를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보려는 의지가 없거나 실패했다고 인식되기 때문"이라며 "튀르키예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양국 관계가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마노하르 파리카르 국방 연구소의 프라샨트 쿠마르 프라단 역시 "인도와 튀르키예 간 화해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보이콧이 장기화한다면 두 나라 무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인도와 파키스탄 간 무력 충돌이 벌어지자 인도의 공격을 규탄하며 파키스탄에는 연대의 뜻을 밝혔다.
인도는 또한 튀르키예가 파키스탄에 각종 무기를 지원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인도 정부 자료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튀르키예에 52억 달러 상당의 상품을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튀르키예로부터는 대리석과 천연석·사과·금·석유 제품 등을 포함해 약 28억 4000만 달러 상당의 상품을 수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