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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에 바란다] 트럼프 시대 관세·방위비협상 최우선 원칙은 '코리아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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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이후 한국 경제는 극도의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습니다. 사회적 양극화는 심화되고, 정치권의 극한 대립은 협치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정책 혼란 속에 기업들은 생존 전략을 새로 짜야 하는 전환기에 놓여 있습니다. 오는 6월 3일 대선 직후 곧바로 출범하는 새정부는 인수위원회 없이 임기를 시작합니다. 충분한 준비 기간 없이 시작하는 만큼, 초반 국정 기조와 정책 방향 설정이 국정 운영의 안정성과 신뢰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에 뉴스핌은 새정부 출범과 맞물려 부각되는 경제·사회 전반의 핵심 쟁점을 정리하고, 정책적 우선순위가 돼야 할 과제들을 심층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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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5.09 [email protected]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폭탄이 가뜩이나 경기침체에 허덕이는 한국 경제를 깊은 수렁에 빠트리고 있다. 오는 6월 3일 대선에서 당선되는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가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협상인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전부터 수입품에 대해 높은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약해 왔으며 취임과 동시에 전 세계에 관세전쟁을 선포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기조는 '미국 우선주의'다. 그동안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면서 세계의 소비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던미국 경제에 대한 근원적인 개편이다. 미국의 제조업 보호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관세 카드를 이용해 수입품 가격을 높여 미국 내 생산품의 경쟁력을 인위적으로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고율의 관세 부과를 상대국에게 경제적 고통을 주고 무역 협상이나 다른 외교 현안에서 미국에 유리한 양보를 얻어내려는 강력한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특히 미국의 거대한 소비 시장에 기대어 자국의 산업과 경제를 발전시킨 한국과 중국, 일본 같은 제조업 위주의 국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트럼프는 무역 적자 자체를 '미국의 손실'이자 '상대국의 부당한 이득'으로 간주한다. 실제로 그의 관세율 계산 공식은 '미국의 무역 적자'를 기반으로 한다. 트럼프의 관세정책으로 세계화는 막을 내리고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낮아졌던 글로벌 무역 장벽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는 동맹국인 한국에 대해서도 부가가치세 등이 관세의 일종이라며, 자국민의 소비력을 인위적으로 억제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들(역진세 구조, 환경 파괴 방치, 생산성 대비 낮은 임금)을 채용했기 때문에 최소 1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자동차 시장에 있어서는 미국 기준을 수용하지 않고 중복 검사와 인증을 요구하는 과정과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구글 지도 반출 규제도 대규모 관세를 부과해야 하는 비관세 장벽의 대표적인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미국 내에서부터 거센 반발에 부닥치고 있다. 트럼프가 지난 2일 '상호 관세'를 발표한 이후 지난 3~4일 이틀간 나스닥 종합지수는 11.4%,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10.2%, 다우지수는 9.3% 하락했다. 이틀 새 뉴욕 증시에서 증발한 시가 총액만 6조6000억달러(약 9600조원)에 달한다.

미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트럼픠 상호 관세 부과로 물가가 단기적으로 1.3% 오르고,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5%p(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조차 "이상적인 형태는 미국과 유럽이 모두 무관세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공화당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은 "이번 관세가 협상 지렛대로 단기간에 끝나길 바란다"는 기대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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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에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 4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에서 열린 '한-미 2+2 통상협의(Trade Consultation)' 참석,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의시작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2025.04.24 [email protected]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 차기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반드시 견지해야 하는 원칙은 국익에 기반한 '한국 우선주의'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우는 미측 대표단에 한국의 대미 수출과 흑자가 많이 늘어난 배경에는 미국의 중국 봉쇄 전략 속에서 국제공급망이 재편되며 구조적으로 강요된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즉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공급망 재편 과정에 한국 등 동맹국을 끌어들이면서 이것이 무역에 영향을 끼쳐 한·중 교역이 감소했으며, 대신 한·미 무역과 한국기업의 대미 투자가 급증했다는 점 등을 설득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대미 흑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한국산 중간재가 얼마나 미국 제조업과 경제에 기여하고 있는지를 역설하는 등 적절한 논리와 전략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너무 적게 내고 있다고 주장하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도 마찬가지다. 국방부와 외교부 등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1조4028억원인데 이 비용에는 주한미군 기지 부지 및 건물에 대한 무상공여 부분이 빠져 있다.

한국은 해외 미군기지 중 가장 큰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444만평)를 비롯해 오산·의정부·동두천·창원 등 총 2800여 만평의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토지를 평당 지가 150만원으로 상정하고 연간 토지 수익률을 3%로 계산하면 연간 약 1조3000억원의 무상공여액이 나온다.

여기에 한국 정부가 부담한 캠프 험프리스 건설비용 100억달러를 연간 수익률 5%로 산정하면 연간 7000억원의 무상공여액이 더 나온다. 결국 이 토지와 건물의 무상공여 금액만 대충 따져도 한국은 현재의 공식 방위비 분담금의 1.4배를 더 부담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에 대처하면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시간에 쫓기는 저자세로 미측 협상전략에 끌려가는 것이다. 한국과 처지가 비슷한 유럽연합(EU)과 일본 등의 대응전략을 비교하고 중국 등의 보복조치도 눈여겨보며 필요할 때는 연대하는 전략으로 한국에 유리한 협상결과를 도출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은행은 최근 한국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0.2%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한은의 지난 2월 공식 전망치 0.2%보다 0.4%p나 낮은 수준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 지난해 말 정부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2.2%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가 지난 1월 1.8%로 낮췄다. 2월에 들어선 KDI와 한국은행도 각각 1.6%, 1.5%로 전망치를 낮췄다. 그리고 4월 IMF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0%로 전망했다.

한국 경제가 이처럼 침체된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협상에 실패하면 차기 정부는 출범부터 국민들의 지지와 신뢰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아메리카 퍼스트'에 맞서기 위한 한국 차기 정부의 최우선 원칙은 '코리아 퍼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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