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전승절 열병식서 북한군에 특별 감사…북·러 군사 공조 과시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2차 세계대전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북한군 장성들과 직접 만나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이 열병식에 공식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의 최고 권력자가 공개 석상에서 북한군 인사들과 교류한 것은 북러 간 군사 협력 강화의 상징으로 해석된다.
러시아 타스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푸틴 대통령은 열병식이 끝난 직후 북한 장성 5명과 악수를 나누며 "여러분의 전투원 모두에게 최고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러시아군을 실질적으로 지원 중인 북한군 지휘관들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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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6월 19일 평양 정상회담에서 북러 관계의 기존 조약과 선언을 대체하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서명 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은 러시아에 두 차례에 걸쳐 약 1만5000명 규모의 병력을 파병했으며 이 중 약 600명이 전사했다. 그 대가로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위성, 미사일, 드론 관련 기술 지원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행사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참석했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직접 모스크바 전승절에 참석하지 않고 딸과 함께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해 전승절을 축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를 "북한의 대러 외교 의지와 군사 협력의 연장선"으로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열병식에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브라질 룰라 대통령 등과 함께 다수의 우방 정상들을 초청했으며, 나토(NATO) 및 우크라이나와 대치 중인 상황에서 전통적 동맹과의 연대를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행사에 북한군은 공식 행진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푸틴의 '별도 환대'를 통해 상징적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미국과 서방은 북러 간 무기 거래와 실전 협력에 대해 이미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비판하고 있어 향후 논란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