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트럼프, 동맹 신뢰 찢고 오히려 중국 도와"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트럼프 1기 행정부의 핵심 참모를 지낸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또다시 작심 비판했다. 동맹과 신뢰를 저버리고 중국이 동맹을 구축하도록 도와주고 있다는 게 볼턴의 평가다.
볼턴은 15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이것은 분명히 친구들을 대하는 방식이 아니다"며 "그들의 뺨을 공개적으로 때리면서 '무역 협상을 더 잘 하지 않으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친한 친구들을 상대로 관세 전쟁을 펼침으로써 우리는 정말로 무역전쟁을 해야 하는 나라인 중국에 전략적으로 더 좋은 입지를 주고 있다"며 "우리가 함께 뭉친다면 아마도 중국의 행동에 영향을 줄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볼턴은 이어 "이것은 단순히 경제적 실수일 뿐만 아니라 관세 정책이 되돌려지지 않으면 미국에 커다란 비용을 치르게 할 전략적 실책"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을 '미국 해방의 날'이라고 부르며 10%의 기본 관세와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이후 보복에 나선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적용하기로 했던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했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적용하기로 한 관세는 145%에 달한다.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에 1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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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볼턴은 중국이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책임을 져야한다는데는 동의한다. 다만 그는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한다면 일본과 한국, 싱가포르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유럽 국가들 등 미국처럼 중국의 희생양이 된 다른 나라들과 함께 해야 한다"며 "그러는 대신 우리는 우리들의 친구들과 전쟁을 벌이고 있고 중국 문제를 잘 해결할 우리의 능력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동맹과 멀어지는 동안 중국은 동맹을 구축하고 있다고 볼턴은 강조했다. 볼턴은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이 동맹을 구축하려고 노력한다"며 "트럼프가 어떤 감각이 있다면 그는 동맹을 멀리하는 대신 그와 같은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가해지고 있는 피해는, 신뢰도, 선의, (미국에 대한) 신뢰가 제2차 대전 이후 지난 80년 동안 쌓여왔는데 트럼프가 이를 갈가리 찢고 있다"며 "그리고 이 모든 혼란 속에서도 진정으로 안정된 섬은 하필이면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볼턴은 최근 베트남을 방문한 시진핑 주석이 동남아에서 멈추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우리는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하기 전부터 그의 사람들이 한국, 일본과 대화를 나눠 미국 관세에 대항하는 공동 전선을 형성하려 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미국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이것이 일어나도록 두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