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유가] 안전자산 선호에 금 최고치 경신…유가는 하락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 중동 긴장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18일(현지시간) 금 가격이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유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부분 휴전 합의 소식에 하락했다.
뉴욕 상품 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4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1.2% 상승한 3040.80달러를 기록했다.
금 현물은 장중 3038.26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전날보다 1.05% 상승한 3032.96달러를 기록했다. 금 현물 가격이 3000달러 위로 오른 것은 지난 3월 14일 이후 처음이다.
MKS PAMP 금속전략 대표 니키 실즈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하마스를 타깃으로 군사 공격에 나서는 등 중동 긴장이 고조된 점 때문에 금으로 새롭게 자금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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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 [사진=블룸버그] |
이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슬람 조직 하마스를 겨냥해 대규모 공습을 가했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공습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2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는 지난 1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에 합의한 이후 최대 규모의 공격으로, 향후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과 각국 보복 조치에 따른 불확실성도 여전히 불안 요인으로, 시장은 관세 부과로 인한 인플레이션 재가열, 미국 경제의 둔화 가능성 등을 걱정하고 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연합(EU)이 역내 산업 보호를 위해 알루미늄 시장 실태 조사에 나설 예정으로, 이번 조사에서 알루미늄 수입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면 EU는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값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세계 최대 금 기반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골드셰어즈(GLD)도 이날 280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GLD는 이달 들어서만 6% 이상, 연초 이후로는 15% 넘게 오른 상태다. 반대로 S&P500지수는 3월 들어 8% 넘게 빠졌고, 연초 이후로는 4.5% 하락한 상태다.
씨티인덱스 시장 애널리스트 라잔 힐랄은 "금 값이 3040달러 위에 머물면 다음 저항선은 3080달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가는 러시아 부분 휴전 합의 소식에 아래를 향했다.
뉴욕 상업 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4월물은 전날보다 68센트(1.0%) 하락한 배럴당 66.90달러에 마감됐고, 런던 ICE 선물 거래소의 국제 벤치마크 브렌트유 5월물은 전날보다 51센트(0.7%) 내린 70.56달러에 마감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전화 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30일간 에너지 및 인프라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기로 합의하는 등 단계적 휴전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씨티인덱스 시장 애널리스트 파와드 라자크자다는 "어떤 형태로든 평화 관련 진전 소식은 러시아 석유 선적에 대한 제재 해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글로벌 공급이 늘어난다는 측면에서 유가에는 하락 재료"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관세로 인한 경제적 충격 역시 유가를 짓누르는 요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트럼프 관세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성장률을 낮추고 글로벌 에너지 수요를 짓누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너지분석 회사 우드 멕킨지는 미국 관세와 OPEC+의 증산 계획으로 인해 올해 브렌트유 가격이 평균 73달러로 지난해보다 7달러 내려올 것으로 내다봤다.